한국일보

“美, 유학생 SNS 심사 의무화 추진…유학비자 인터뷰 일시 중단”

2025-05-27 (화) 11: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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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리티코 보도…국무장관, 외교전문에서 대상으로 F·M·J비자 명시

▶ 유학생 사상검증?… “유학비자 처리 느려지고, 美대학 재정타격 예상”
▶ 국무부 “방미 희망하는 외국인에 대해 알권리 있어…모든 수단 사용”

“美, 유학생 SNS 심사 의무화 추진…유학비자 인터뷰 일시 중단”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로이터]

미국 당국이 미국에 유학하려는 학생에 대해 소셜미디어(SNS) 심사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관련 외교 전문을 입수해 27일 보도했다.

또 미 국무부는 이 같은 제도 도입을 준비하기 위해 전 세계 외교 공관에 유학생 비자 인터뷰를 일시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장관은 이날 서명한 전문에서 "(비자를 신청하는 학생들의) 소셜미디어 심사 및 검증 확대를 준비하기 위해 영사 부서는 추가 지침이 담긴 별도 전문(septel)이 발표될 때까지 학생 및 교환 방문자 비자 인터뷰 일정 추가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다만, 루비오 장관은 이미 예약된 인터뷰는 예정대로 진행하도록 했다.

전문에는 인터뷰가 일시 중단되는 비자의 종류로 F, M, J 비자가 명시됐다.

F 비자는 미국 대학에 유학하거나 어학연수를 받으려는 학생이 받아야 하는 비자이고, M 비자는 직업훈련을 받으려는 사람이 취득하는 것이다. 교육·예술·과학 분야 교류를 위한 J 비자는 교환 연구자·학생 등을 위한 비자이다.

앞서 지난 2023년 10월 가자전쟁이 발생한 이후 미국 대학에서 반(反)유대주의나 친(親)팔레스타인 시위가 잇따르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시위에 참여한 외국인 학생들을 상대로 소셜미디어 심사 요건을 도입한 바 있다.

특히, 반(反)이스라엘 활동에 참가한 유학생과 연구원의 비자를 대거 취소했으며 이를 계기로 학생 비자 신청자에 대한 심사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앞서 루비오 장관은 지난 20일 미 의회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정부가 이스라엘을 비판한 학생들의 비자를 대거 취소했다는 지적에 "비자는 권리가 아니라 특권"이라며 "우리는 더 (취소)할 것이다. 여기에 손님으로 와서 우리 고등교육 시설에 지장을 주는 사람들의 비자를 계속 취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조처는 미국에서 유학을 원하는 외국인 학생에 대해 비자 발급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소셜미디어 활동을 심사함으로써 사상 검증을 확대하고 심사 범위를 명확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전문에서는 향후 SNS 심사에서 어떤 부분을 검토할지 명시하지 않았지만, 테러리스트 차단과 반유대주의 대응을 목표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언급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또한, 폴리티코는 "많은 국무부 당국자는 수개월간 개인적으로 과거 지침, 즉 캠퍼스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을 심사하는 기준이 모호하다고 불만을 제기해왔다"며 "예컨대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팔레스타인 국가 사진을 게재한 학생이 추가 조사를 받게 될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앞으로 반유대주의에 국한하지 않고 반미(反美) 혹은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SNS 게시물도 심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폴리티코는 "행정부가 이 계획을 시행하면 학생 비자 처리 속도가 심각하게 느려질 수 있다"며 "또한 외국인 학생에 크게 의존해 재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많은 대학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주무 부처인 국무부는 이날 폴리티코 보도 내용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각 주권국가에는 입국을 희망하는 외국인을 검증할 권리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태미 브루스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폴리티코 보도의 사실 여부에 대한 질문에 "공개적으로 논의되지 않은 내용"이라면서 "만약 그것(기사에서 거론한 국무부 전문이)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유출된 문건일 것"이라고 답했다.

브루스 대변인은 이어 "이 나라에 오길 원하는 모든 (외국) 사람을 심사하기 위해 우리는 모든 도구를 사용한다"며 "모든 주권국가는 (그 나라에) 누가 오려고 하는지, 왜 오고 싶어 하는지, 그들이 누구인지, 어떤 일을 해왔는지를 알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따라서 새로울 것은 없다"면서 "학생이든 누구든 미국에 오려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평가하기 위해 우리는 쓸 수 있는 모든 도구를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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