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뇨제 아밀로라이드 효과 확인돼
▶ 기존 스피로놀락톤보다 부작용 적어
한국 성인 3명 중 1명은 고혈압을 앓고 있다. 고혈압은 심혈관 질환의 중요 위험요인이기 때문에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선 혈압 조절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고혈압 환자 중 10~15%는 고혈압 증세를 막거나 완화하는 항고혈압제 3종을 함께 복용해도 혈압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에 해당한다. 이들은 일반적인 고혈압 환자보다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최대 2배 높다.
이런 가운데 한국 연구진이 저항성 고혈압 환자에게서 아밀로라이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아밀로라이드를 4번째 약제로 쓸 수 있는 점을 입증한 것이어서 저항성 고혈압 환자의 치료 선택지가 넓어질 전망이다.
연세세브란스병원·서울아산병원·부천성모병원·한양대병원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진은 이뇨제의 일종인 아밀로라이드의 혈압 감소 효과 등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현재 고혈압 진료지침은 3종의 항고혈압제를 복용해도 혈압 조절이 안 될 경우 이뇨제인 ‘스피로놀락톤’을 추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약물은 신장 기능 악화와 성호르몬 교란에 의한 무월경, 여성형 유방증 등 부작용 위험이 커 4번째 약제로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진은 스피로놀락톤보다 부작용이 더 적은 아밀로라이드의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한국 상급종합병원 14곳에서 저항성 고혈압을 진단받은 118명을 대상으로 임상 연구를 진행했다.
118명 중 58명은 아밀로라이드 치료 집단, 60명은 스피로놀락톤 치료 집단으로 나눈 다음 12주간 약물 복용 후 수축기 혈압 등을 비교·분석했다.
치료 전 아밀로라이드 치료군과 스피로놀락톤 치료군 간의 평균 수축기 혈압은 각각 141.5mmHg, 142.3mmHg으로 비슷했다. 12주 간의 치료 후 아밀로라이드 그룹은 혈압이 14.7mmHg, 스피로놀락톤 치료군은 13.6mmHg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에서 측정했을 때 수축기 혈압이 치료 목표(130mmHg) 이하로 조절된 비율을 뜻하는 가정 수축기 혈압 달성률은 아밀로라이드 치료군이 66.1%, 스피로놀락톤 치료군이 55.2%였다. 아밀로라이드가 스피로놀락톤만큼의 치료 효과를 갖고 있다는 뜻이다.
연대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박성하 교수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에서 아밀로라이드가 스피로놀락톤과 비교해 수축기 혈압 감소효과와 목표 혈압 달성률 등에 있어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면서 “그동안 부작용으로 4번째 약물 사용에 어려움을 겪던 저항성 고혈압 환자의 혈압 조절을 위한 치료 선택지가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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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