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균·박정위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연구팀
▶ 인공 고관절 재치활술 515건 분석…재수술 원인 규명
인공 고관절 전치환술은 고관절의 퇴행성 관절염이나 대퇴골두 괴사 등을 치료하는 수술이다. 비구와 대퇴골두를 모두 인공 삽입물로 교체해 통증을 줄이고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목적을 둔다. 수술 후 대부분의 환자는 일상으로 복귀하지만 일부는 재치환술이 필요하다. 재수술을 할 경우 전치환술 보다 난이도가 높고 예후도 좋지 않아 환자 입장에선 신체적 정신적 부담이 컸다.
연구팀은 2004~2023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시행된 모든 인공 고관절 재치환술 515건을 대상으로 △원인 △발생 시점 △수술 기법 및 고정 방식의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살폈다. 2013년 전후로 수술 기법과 삽입물 재료가 크게 발전했다는 점을 고려해 재수술 시기를 1기(2004년~2013년)와 2기(2014년~2023년)로 나눠 연구를 분석한 결과, 전체 재수술 사례 중 무균성 해리가 가장 많은 52.4%로 확인됐다.
이어 감염(13.2%), 인공관절 주위 골절(10.7%), 인공 삽입물의 마모 및 골용해(8.5%), 세라믹 파손(5.8%), 탈구 및 관절 불안정성(5.6%) 순이었다.
재수술 원인의 비율은 수술 시기에 따라서도 크게 차이를 보였다. 무균성 해리의 경우 1기에는 62.5%를 차지했으나 2기에는 40.4%로 크게 감소했다.
삽입물 재질의 개선과 수술 기법의 발전으로 인공 삽입물의 마모 및 고정 실패가 줄었다는 게 연구팀의 해석이다. 반면 감염, 인공관절 주위 골절, 인공 삽입물의 마모 및 골용해, 세라믹 파손의 비율은 2기 수술 그룹에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수술 후 경과 시점도 재수술의 주요 원인에 영향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수술 직후부터 수년 이내에는 탈구, 인공관절 주위 골절, 감염과 같은 합병증이 주요 원인이었다. 반면 수술 후 10년 이상 경과한 시점에서는 무균성 해리, 인공 삽입물의 마모 및 골용해가 주된 원인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단일 기관에서 20년 넘게 축적된 데이터로 인공 고관절 재치환술의 원인과 경향을 시기별로 분석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인공 고관절 수술을 받은 이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주의하고 관리해야 할 위험 요인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시사한다"며 "이를 활용한다면 재수술 예방을 위한 체계적인 수술 후 관리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교수는 "수술 재료와 수술법의 발전으로 관절면의 마모와 관련된 재수술의 비율은 줄어들었지만 탈구와 인공 삽입물 주위의 감염 문제는 여전히 주요한 원인"이라며 "후속 연구를 통해 재수술 자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SCI(E) 국제학술지 정형외과학저널(Journal of Arthroplasty)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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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진 의료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