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타임스 보도 등 문제 삼아 2천억원대 배상 청구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 사는 부족이 미국 언론의 보도내용을 '가짜뉴스'라며 수천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AP통신과 영국 BBC방송이 23일 보도했다.
아마존 자바리 계곡의 마루보 부족 측은 부족 구성원을 음란물 시청 중독자인 것처럼 인식하게 하는 기사를 작성해 보도한 일간 뉴욕타임스(NYT)를 상대로 1억8천만 달러(2천500억원 상당) 규모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취지의 소장을 최근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 법원에 제출했다.
배상 청구 대상에는 미 연예매체 TMZ와 포털사이트 야후도 포함됐다고 AP는 전했다.
앞서 지난해 6월 NYT 잭 니카스 기자는 일론 머스크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도입해 사용하는 마루보 부족 일상 변화를 다루면서 "수년간 미국 가정을 괴롭혀온 동일한 문제와 씨름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스마트폰에 빠져 있다",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을 즐기거나 심지어 포르노를 시청한다" 등 우려의 목소리를 담았다.
당시 NYT 보도 후 일부 매체들이 기사 일부 내용을 확대 재확산했는데, 특히 연예매체 TMZ의 경우엔 '부족의 스타링크 연결은 포르노 중독으로 이어졌다!'는 자극적 타이틀을 달기도 했다
NYT는 첫 보도 후 아흐레 뒤에 "아마존 부족은 포르노에 중독되지 않았다"는 추가 보도를 했지만, 이미 마루보 부족에 찍힌 '낙인'을 지우기엔 역부족이었다.
BBC에 따르면 마루보 부족 측은 소장에서 NYT 기사에 대해 "마루보 부족원을 인터넷에 대한 기본적인 노출에도 감당하지 못하는 커뮤니티로 묘사"한 데 이어 "젊은 세대가 포르노에 빠져들었다"는 주장을 부각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마루보 부족원에 대해 '도덕적으로 붕괴했다'고 보이게 하는 데다 현대 사회에 필요한 규율이 없는 것처럼 암시함으로써 회복할 수 없는 수치심과 피해를 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NYT는 AP에 보낸 성명을 통해 "해당 기사 내용은, 원주민 마을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오랜 기간 지켜온 문화 속에서 새로운 기술이 미치는 혜택과 복잡성을 민감하고 세밀하게 탐구했다고 해석하는 게 공정하다"며 "우리는 소송을 강력히 방어할 것"이라고 전했다.
니카스 기자는 기사 작성을 위해 2천명 규모 마루보 부족 마을에서 일주일가량 생활했다고 주장했으나, 마루보 부족 측은 "(그가) 머문 시간은 48시간 미만"이라고 반박하면서 "커뮤니티를 관찰하거나 이해하거나 존중에 기반한 교류를 할 만한 시간이 아니었다"고 소장에 밝혔다고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