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땡큐 트럼프’…머스크·젠슨 황, 중동 시장 선점 나서

2025-05-13 (화) 07: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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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비디아 등 미 기업들, 중동으로 AI 사업 확장

▶ 스타링크는 사우디 내 일부 사용 허가 취득
▶ 미국, 중동 우방에 AI칩 수출 규제 완화 전망

‘땡큐 트럼프’…머스크·젠슨 황, 중동 시장 선점 나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를 방문한 머스크 [로이터]

중동을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역 우방국들에 대한 인공지능(AI) 칩 수출 규제를 완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중동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13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조만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엔비디아, AMD 등 미국 기업들의 첨단 AI 칩을 더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합의안을 발표할 전망이다.

사우디와 UAE는 AI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발전시키려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엔비디아 등의 첨단 칩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UAE에 대한 엔비디아 칩 수출 제한을 완화, UAE가 2027년까지 매년 첨단 AI 칩 50만개씩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중 5분의 1 가량은 UAE 기업 G42가 쓰고 나머지는 미국 기업들의 UAE 데이터센터 건설에 쓰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오픈AI는 이르면 이번 주 UAE 내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는 임기 막판인 지난 1월 13일 AI 개발에 필요한 반도체를 한국 등 약 20개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에는 제한 없이 판매하고, 나머지 대다수 국가에는 한도를 설정하는 신규 수출 통제를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는 엔비디아 칩이 제3국을 경유해 중국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규제를 없애기로 했으며 별도의 수출 통제 조치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 맞춰 미국 기업들의 중동 사업 확장 소식도 연이어 공개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날 사우디에서 열린 '사우디-미국 투자 포럼'에서 사우디 국부펀드 소유 기업인 휴메인(Humain)에 최신 AI 칩을 공급하기로 계약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GB300 블랙웰 1만8천개를 시작으로 향후 5년간 수십만개의 첨단 칩을 공급할 예정이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미중 관세전쟁 '휴전'의 승자로 엔비디아를 꼽으면서 여전한 AI 투자 수요 등과 결합해 엔비디아에 꿈의 시나리오가 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엔비디아의 경쟁사인 AMD는 휴메인과 '사우디에서 미국에 이르는' 지역에서 AI 데이터센터를 만드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휴메인은 AMD와 손잡고 향후 5년간 AI 인프라 부문에 100억 달러(약 14조원)를 쓸 예정이다. 휴메인은 데이터센터와 전력 시스템 개발 등을 관장하고 AMD는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등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아마존은 휴메인과 함께 사우디의 'AI 존' 건설에 50억 달러(약 7조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휴메인은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 사업부의 기술을 이용해 사우디 정부용 'AI 에이전트 장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한 익명 소식통은 미국 기술업체인 글로벌AI도 휴메인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협력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네트워킹 장비업체 시스코시스템즈도 휴메인과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우디 벤처캐피털업체 STV는 구글 지원 아래 1억 달러(약 1천414원) 규모 AI 펀드를 출범했고, 인프라 개발을 지원하거나 중동 초기 스타트업 투자 등에 나설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방문에 미국 주요 기업 CEO로서 동행 중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이날 '사우디-미국 투자 포럼'에서 사우디 내 스타링크 일부 사용 허가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스타링크는 머스크가 소유한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다. 이번 승인으로 스타링크는 사우디 내 항공기나 선박에 위성 인터넷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머스크는 사우디에 테슬라의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도입하겠다는 계획도 언급했으며 테슬라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트럼프 대통령과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에게 선보였다고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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