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에 SOS’로 푸틴 압박하는 젤렌스키…러, 아직 무응답

2025-05-13 (화) 10: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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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젤렌스키 “트럼프 참석하면 푸틴 참석에 동력될 것”

▶ 러, 푸틴 참석 여부에 “아직은 언급 안 해”…美 특사들, 튀르키예행

‘트럼프에 SOS’로 푸틴 압박하는 젤렌스키…러, 아직 무응답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로이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정상 회담을 제안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내세워 푸틴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키이우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회담 참석을 요청했다"며 "미국 대통령의 결정은 모르지만 그가 참석한다면 푸틴의 참석에 추가적인 추진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15일 튀르키예에서 러시아 측과 직접 대화하자고 제안하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예 정상들끼리 만나자고 역제안했다.


이에 양국의 중재자로 나선 트럼프 대통령도 12일 기자회견에서 "거기(튀르키예)로 가는 걸 실제 고려하고 있다"며 "일이 진행될 수 있다면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목요일(15일) 튀르키예에서 열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며 두 지도자가 참석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13∼16일 나흘간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걸프 지역 3개국을 순방하는 만큼 지리적 근접성을 고려하면 여차하면 튀르키예로 향할 수 있다.

푸틴 대통령만 직접 참석한다면 종전안을 놓고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3개국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공을 넘겨받은 크렘린궁은 현재까지 푸틴 대통령의 참석 여부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는 계속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이것이 현재 우리가 말할 수 있는 전부"라며 "아직은 그 이상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협상에서 누가 러시아를 대표하느냐는 질문에 페스코프 대변인은 "대통령이 (대표를 발표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할 때 즉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이런 반응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푸틴은 전쟁이 끝나기를 원하지 않고 휴전도 원하지 않으며 어떤 협상도 원하지 않는다"고 몰아붙인 뒤 "이 회담이 열리도록 모든 것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15일 회담을 거부한다면 이는 전쟁을 끝내지 않을 것이라는 명확한 신호라며 미국이 러시아에 가장 강력한 제재 패키지를 부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 측의 반응은 아직 없으나 자신은 이스탄불로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담을 주최하기로 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14일이나 15일 만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특사들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직접 대화에 대비해 조만간 튀르키예로 간다고 로이터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와 대화에 깊이 관여해온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담당 특사와,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 담당 특사가 15일 열릴 수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회담에 대비해 이스탄불로 갈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스탄불에서 대면할 경우 두 사람의 만남은 2019년 12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분쟁을 중재하기 위해 독일·프랑스 정상과 함께 파리에서 4자간 '노르망디 형식'의 회담을 한 이후 5년 5개월 만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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