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박지 반 이상 비어
▶ 지역경제 심각한 타격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 여파로 미 서부 핵심 물류 거점인 LA항의 지난주 물동량이 작년 동기의 3분의 2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 “미 최대 컨테이너항인 LA항에 지난주 배에 실려 도착한 컨테이너의 수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대략 3분의 1 적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컨테이너선 정박지의 절반 이상이 비어있고, 배에서 지상으로 (컨테이너를 옮기는) 크레인들도 수십대 가량이 그저 하늘을 가리킨 채 멍하니 서 있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현재 LA항에서 나타나고 있는 물동량 감소의 폭은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로 촉발됐던 ‘대침체’당시보다 큰 실정이다.
WP는 “이번달 LA에 들를 예정이었던 대형선박의 5분의 1 이상이 이미 이를 취소했고, 이러한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4월 5.5% 증가했던 LA의 컨테이너 수입량은 이번달 25%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지역 경제에 미치는 타격도 가시화하기 시작했다. 남가주 5개 카운티 주민은 9명 중 1명 꼴로 화물 운송이나 중개, 창고 관리 등 LA 항을 통해 반입된 제품을 미국 각지로 옮기는 물류 산업에 종사하는데 이들의 생계에 영향이 불가피해서다.
일거리가 줄면서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은 이들은 비정규직 항만 노동자들이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LA항에서 하역작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는 10여명씩 50개조에 이르렀으나, 이달 9일에는 33개조로 줄었다고 WP는 전했다.
LA 외에도 시애틀, 휴스턴, 서배너, 조지아, 볼티모어, 뉴욕 등 주요 항구도시들은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거나 겪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