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관 폰 관리했던 리키 버리아 전 해병대 대령

2025년 4월 10일 백악관 각료회의에 참석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로이터]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이 총애하는 '실세 측근을 장관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려던 계획이 백악관의 반대에 가로막혀 좌절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은 헤그세스 장관이 현재 공석인 장관 비서실장에 리키 버리아(43) 선임보좌관을 임명하려고 시도했으나 백악관이 개입해 이를 막았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백악관이 반대 이유로 버리아가 국방부에서 낮은 직급의 현역 군인 보좌관 역할만 맡아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과, 버리아의 이름이 헤그세스 장관 취임 이래 국방부 내 분란에 자꾸 등장하는 점을 꼽았다고 전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민간 메신저 '시그널'로 군사작전계획 등 공무를 논의한 사실이 드러나 보안규정 위반 논란에 휩싸였으며, 지난달에는 조 캐스퍼 당시 장관 비서실장을 포함한 고위 보좌관 여러 명이 사직이나 면직 등으로 국방부를 떠났다.
그만둔 이들이 워낙 많아서 현재 미국 국방장관실에는 고위 보좌관이 5명 안팎에 불과하며, 이는 평상시의 몇 분의 1에 불과한 규모다.
한 소식통은 버리아에 대해 "경험이 부족하고 정치적 수완도 없으며 그와 접촉한 적이 있는 백악관 인사들 거의 모두가 그를 싫어한다"고 가디언에 설명했다.
가디언은 백악관이 장관 비서실장 인선에 제동을 건 이유는 헤그세스가 실수를 추가로 저지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전했다.
헤그세스 장관과 백악관은 다른 인물을 장관 비서실장으로 하되 버리아를 내보내지는 않는 수준에서 타협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다만 버리아의 장관 비서실장 임명에 백악관이 반대한 이유가 민주당 정권 인사였던 그의 정치적 성향이나 당파적 '충성심' 또는 '순수성'에 대한 의심 때문이라는 보도도 나온다.
해병대 장교였던 버리아는 민주당 조 바이든 행정부의 로이드 오스틴 전 국방부 장관 시절부터 직급이 낮은 현직 군인 보좌관으로 국방장관실에 근무하며 비(非)정무적 업무를 맡았으며 작년 가을에 중령에서 대령으로 진급했다.
정권 교체 후 새 장관이 취임하면서 보좌진이 거의 모두 물갈이됐으나, 버리아는 올해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닷새 뒤 헤그세스 장관 취임 후에도 자리를 지켰으며 헤그세스의 총애와 신임을 받아 '국방부 실세'로 떠올랐다.
버리아 보좌관은 지난달 해병대 퇴역 신청을 했으며, 장관 고위보좌관으로 임명돼 사실상 장관 비서실장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간 뉴욕포스트는 버리아가 대중(對中) 강경파이며 "엄청나게 똑똑하고 열심히 일한다"는 평을 받고 있으나, 버리아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철학과 맞지 않는 민주당 성향 인사라는 평가가 백악관 일각에서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버리아가 JD 밴스 부통령의 대외관을 "정신나간 미친 소리", "고립주의" 등으로 비판했고, 불법이민 단속에 군을 동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에 대해 "멍청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