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은 유럽사령부 산하…북부사령부는 ‘미 영토 보호’ 담당

3월 28일 그린란드 방문한 JD 밴스 부통령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를 미국 유럽사령부에서 북부사령부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CNN 방송이 관련 소식통 3명을 인용해 9일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영토 편입을 공언한 그린란드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트럼프 대통령의 영토 야욕을 둘러싼 우려가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였던 2019년 그린란드 매입을 주장했고, 재선에 성공한 직후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하고 싶다는 욕심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그린란드에서의 군사 작전권은 현재 유럽사령부 아래 있다. 북부사령부는 주로 미 영토 보호를 담당하며, 현재 남부 국경 태스크포스(TF)와 같은 임무를 맡고 있다.
그린란드가 북미 대륙의 일부라는 점에서 미 북부사령부 산하에 두는 것이 표면적으로는 일리가 있는 점도 있지만, 그린란드는 정치·문화적으로 유럽과 관련돼 있을 뿐만 아니라 덴마크 자치령이라는 점에서 인화성이 있다.
덴마크는 계속해서 미 유럽사령부 관할로 남을 예정이므로, 일단 상징적으로는 그린란드와 덴마크를 분리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소식통은 이 같은 논의의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 이전부터 논의됐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이러한 논의로 덴마크 당국자들이 그린란드가 덴마크의 일부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는 점에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한 당국자는 그린란드에 미 군사기지가 있고, 그린란드가 북극권 진출을 두고 러시아, 중국과 경쟁하는 주요 전초기지라는 점을 언급하며 중유럽에 위치한 사령부와의 거리 때문에 유럽사령부가 그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린란드는 미국을 향해 접근하는 모든 적군 항공기에 요충지라는 점에서 미 북부사령부 입장에선 중요성이 있다.
미 정보당국의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는 중국, 러시아와 같은 적대세력이 그린란드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는 맥락과 관련해 그린란드를 네차례 언급했다.
이번 보도는 그린란드를 둘러싸고 미국과 덴마크 간 또 다른 갈등이 진행 중인 가운데 나왔다.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이 정보당국에 그린란드 독립 추진 동향 등에 관한 첩보 활동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고 미 언론 보도가 나오자, 이튿날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은 덴마크 주재 미국 대사 초치 계획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NBC 방송에서도 그린란드에 대한 욕심을 재차 드러냈다.
그는 "우린 그린란드가 매우 절실히 필요하다"며 미국이 그린란드 주민들을 돌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린란드 무력 점령'을 배제하느냐는 질문에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