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이중언어’ 축소 학부모 반발
2025-05-05 (월) 12:00:00
황의경 기자
▶ 라크레센타 ‘몬테비스타’
▶ 400여명 반대 청원 제출
다수의 한인 학생들이 재학 중인 라크레센타 지역 몬테비스타 초등학교의 한국어 이중언어 집중교육(DLI) 프로그램을 교육구 측이 축소하려 하고 있어 학부모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몬테비스타 초등학교 학부모들에 따르면 이 학교의 휴리 바바얀 교장은 지난달 29일 통지를 통해 “등록 현황과 예산을 고려해 2025년 가을부터 DLI 수업을 4학년 단독 학급 1개, 5학년 단독 학급 1개, 그리고 4·5학년 혼합 학급 1개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해당 초등학교의 DLI 학부모들은 해당 결정이 약 400명의 반대 서명이 담긴 청원 제출 직후 발표됐고,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내려졌다는 점에서 교육구에 강한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학부모들은 학년별로 정교하게 설계된 커리큘럼이 무너지고, 학생들의 언어 발달 수준에 맞춘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한다. 특히 한국어와 영어를 50:50 비율로 습득하는 현재의 언어 배분 모델이 혼합 학년제 환경에서는 사실상 유지되기 어렵다고 우려하고 있다. 교육 수준 저하뿐 아니라 학생들의 사회적·정서적 발달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학부모는 “4학년과 5학년의 학습 내용은 물론, 언어 발달 단계 자체가 다르다”며 “이들을 한 반에 묶어 운영하는 것은 DLI 프로그램의 교육 철학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이번 결정이 고학년에 국한된 일시적 조치인지, 향후 예산 문제 등을 이유로 저학년까지 확대될 여지가 있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이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2007년 시작된 몬테비스타 초등학교의 한국어 DLI 프로그램은 현재 310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으며, 오랜 기간 우수한 교육 성과를 통해 지역사회 내에서 신뢰를 쌓아왔다. 한인 학부모 측은 “이러한 명성 높은 프로그램이 구조 조정으로 인해 약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공유하고 있으며, 포럼을 통해 교육구 측에 프로그램의 본래 취지와 수준을 지킬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할 것을 강력히 요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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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