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정부, NASA 예산 24% 삭감 추진…화성 유인탐사는 증액

2025-05-02 (금) 01: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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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 탐사 아르테미스 로켓·우주선 3회 비행 후 폐기하기로

▶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스페이스X 소유한 머스크 입김 작용?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미 항공우주국(NASA) 예산을 20% 넘게 대폭 삭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NASA가 2일 공개한 트럼프 정부의 2026 회계연도 예산안에 따르면 NASA의 예산은 2025 회계연도에 배정된 248억달러(약 34조7천억원)에서 24.3%에 달하는 6억달러(약 8천406억원)가 삭감돼 188억달러(약 26조3천억원)로 책정됐다.

NASA는 "우선순위가 높은 연구를 효율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과학·우주 기술 자원을 재편한다"며 "중국보다 먼저 달에 돌아가고 미국인을 화성에 보낸다는 정부의 우선순위와 일치하며, 재정적으로 지속 불가능한 프로그램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번 예산안에는 특히 반세기 만에 인류를 달로 보낸다는 목표로 추진해온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포함해 달 탐사 계획 개편 방침이 포함됐다.

NASA는 "아르테미스 캠페인을 더 지속 가능하고 비용 효율적인 달 탐사 접근 방식으로 전환한다"며 "SLS(우주발사시스템) 로켓과 오리온 캡슐은 아르테미스 3단계 이후 퇴역하게 되고, 이는 후속 NASA 달 임무를 지원할 더 비용 효율적인 차세대 상업용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정부의 예산안에는 "극도로 비싸고 (개발이) 지연된 SLS 로켓과 오리온 캡슐을 3회 비행 후 폐기한다. SLS의 1회 발사 비용은 40억달러(약 5조6천억원)에 달하고 (주어진) 예산의 140%를 초과한다"고 지적됐다.

이 예산안은 또 SLS·오리온 비행과 연계해 달 궤도에 건설하려던 우주정거장 '루나 게이트웨이' 계획도 폐기할 것을 제안했다.

SLS 로켓과 오리온 우주선은 각각 보잉과 노스럽 그러먼, 록히드마틴이 개발했으며, 2022년 사람이 타지 않은 무인 상태로 달에 다녀오는 아르테미스 1단계 비행을 한 차례 수행한 바 있다.

이후 NASA는 유인 달 탐사 임무인 아르테미스 2·3단계를 거듭 연기해 내년과 2027년에 각각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NASA 예산 중 22억6천500만달러(약 3조2천억원)가 깎여 삭감액이 가장 큰 분야는 '우주 과학'으로, NASA와 유럽우주국(ESA)이 공동으로 추진해온 '화성 시료 회수 캠페인'이 포함됐다.


예산안은 이 임무에 대해 "예산이 극도로 과다하고, 유인 화성 탐사로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므로 비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런 예산안이 "기존 계약업체들과 이미 진행해온 계약을 뒤집을 뿐만 아니라, 유럽우주국(ESA)과 캐나다, 일본 등 미국 동맹국이 핵심 역할을 맡은 임무와 프로그램도 뒤집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는 NASA의 기존 사업들을 축소하는 대신 화성을 포함한 유인 우주 탐사 분야의 예산을 증액하면서 "화성에 집중하는 프로그램에 10억달러(약 1조4천30억원)를 신규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런 예산안에는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며 연방 기관의 지출 삭감을 주도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머스크는 그동안 아르테미스 프로그램과 여기에 사용되는 SLS· 오리온 등에 대해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들고 비효율적이라고 거듭 비판해 왔다.

특히 머스크가 2002년 설립해 경영 중인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재사용 가능한 로켓과 우주선을 개발해 우주항공업계의 주요 대기업인 보잉과 노스럽 그러먼, 록히드마틴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화성 유인 탐사를 목표로 대형 로켓·우주선 '스타십'을 개발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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