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은 지금⋯] 사회보장 제도와 복지가 금융 다단계 사기?

2025-04-29 (화) 08:06:40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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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는 페이팔을 개발하여 팔아서 번 돈으로 테슬라 전기차 회사를 만들어 가장 먼저 전기차 시대를 열었다. 또한 태양광과 테슬라 배터리 사업으로 수많은 투자를 받으면서 일약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었다.

그리고 그 돈으로 화성 이주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기존에는 없었던 수백명을 화성으로 실어 나를 수 있고 또 한번 쓰고 버리는 로켓이 아닌 재사용을 할 수 있는 로켓을 개발하면서 우주 진출의 최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던 머스크가 느닫없이 지난 대선에 뛰어들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고 새 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았다.

그리고 정부 효율성을 위한 개혁으로 수천 명의 연방공무원을 단칼에 해고하고 연방 예산 삭감, 사회복지 프로그램 대폭 축소를 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어버린 사람들, 생존이 막막한 사람들에 대한 일말의 연민도 볼수가 없다.


그러자 그의 상징적인 테슬라 전기차가 곳곳에서 공격으로 불타고, 수많은 사람들이 일론 머스크를 성토하면서 테슬라 전기차 매출과 주식이 급락하고 있다.

유명한 인류학자 Margaret Mead가 한 학생에게 문명의 첫 번째 징후를 고려한다면 무엇일까라고 물었다. 학생은 토기, 낚시갈이 또는 도구 같은 것이 아닐까라고 대답을 했다. 하지만 Mead는 그것은 치유된 대퇴골이라고 말했다.

왜? 동물의 세계에서는 다리가 부러지면 죽는다. 사냥할 수 없고, 포식자를 벗어날 수 없어, 살아남을 수 없다. 하지만 치유된 대퇴골은 누군가가 함께 머물면서 도와주고 부상자를 그냥 두지 않고 보호해주고 먹여주어 회복을 하게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문명의 첫 번째 징후는 발명이 아니라 ‘연민(empathy, 憐憫/憐愍)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어려움을 겪는 다른 사람들을 돕는 것이다. 거기서 인류 문명이 진정으로 시작된 것이다.

머스크도 연민을 인정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무분별한 연민은 문명적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무분별한 연민은 어느정도여야 되는지가 관건이다. 머스크가 무분별하다고 하는 정도는 사회보장 제도와 복지정책이 폰지사기(Ponzi scheme) 처럼 연민을 악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머스크는 DOGE의 완장을 차더니 수천 명의 연방공무원들을 해고하고, 10년동안 복지예산 중 메디케이드와 메디케어에서 최소 8천8백억 달러, 최고 2조 달러를 삭감하겠다고 했다. 그러면 인구 70만 명 기준 지역구를 둔 연방하원 435명 지역구별로 최소 약2억달러가 매년 삭감되는 것이다.

인류학자 Mead는 문명의 시작이 부상당하여 혼자 생존할 수 없는 그 누군가를 보호하고 먹여주고 치료해주어 생존하게 해준 ‘연민’이라고 하였는데, 오늘날 나이 들어 일할 수 없는 노인과, 불치의 병으로 일할 수 없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먹여주고 치료해주는 사회보장제도와 복지도 ‘연민’으로 문명의 연속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머스크는 사회보장 및 복지정책을 폰지사기 즉 다단계 금융사기라고 하면서, 폐지나 대폭 축소시키고 있다. 물론 정부 복지를 악용하는 자들도 있겠지만 그런 것은 사법당국이 찾아내서 관리 감독하면 될 일이다. 빈데 잡는다는 명분으로 초가에 불지르는 격이다.

아무튼 머스크도 문명을 위한 연민을 이야기 했는데 그가 말하는 연민과 인류학자 Mead가 말하는 연민의 내용과 기준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까?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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