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이저자 회장 “고객사 변화 감지 안돼…올해 강한 성장세 지속 전망”

TSMC 간판[로이터]
미국발 관세 폭탄에 대한 우려로 주문이 몰리면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이 6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TSMC가 17일 발표한 올해 1분기 영업실적에 따르면 순이익은 3천616억대만달러(약 15조7천억원)로 지난해 동기 대비 약 60% 증가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는 애널리스트 18명이 추산한 예상치 3천456억대만달러를 상회하는 것으로, TSMC가 네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또 블룸버그통신 예상치인 3천468억대만달러도 웃돌았다.
앞서 TSMC는 지난 10일 1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42% 급증한 8천393억5천만대만달러(약 36조6천억원)라고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로 인한 글로벌 무역 혼란이 예상되는 와중에 미국에서 고성능 반도체에 대한 재고 비축 수요가 증가한 결과 TSMC가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보였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미국 정부가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등 반도체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에도 TSMC 측은 올해 계속 강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웨이저자 TSMC 이사회 의장(회장)은 이날 "현재까지 고객 구매 행동에 변화는 감지되지 않았다"면서 "올해 전체 매출은 미국 달러 기준 20% 중반대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AI 관련 수요는 계속 탄탄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몇 달 안에 더 나은 전망을 할 수 있을 것이며, 최종 시장 수요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신중하게 사업을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분기 실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이른바 미국 경제 '해방의 날'이라고 명명하며 각국을 상대로 발표한 상호관세의 충격을 받기 전에 집계된 것이다.
앞서 지난 달 TSMC가 백악관에서 미국에 대한 1천억달러(약 147조원)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해 대만이 관세 폭탄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미국은 대만산 수입품에 대한 32%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 조치는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90일간 유예됐다.
그러나 TSMC의 주가는 미국 관세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올해 들어 20% 하락했다.
아울러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투자자 불안과 중국 스타트업이 내놓은 생성형 AI 모델인 딥시크 등으로 인한 경쟁 심화가 TSMC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