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에 조희대 대법원장 친서 전달…대법관 역대 세번째 예방

(서울=연합뉴스) 권영준 대법관이 2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성폭력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법(강간 등 치상) 등에 대한 전원 합의체 선고에 입장해 대기하고 있다. 2025.3.20
한국의 권영준 대법관이 지난 8일(한국시간) 워싱턴DC 연방대법원을 방문해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을 예방했다고 대법원이 17일 밝혔다.
이번 의례방문에서 권 대법관과 로버츠 대법원장은 한미 양국의 사법 현안에 관해 대화했다.
권 대법관은 과거 이승만 전 대통령이 법원의 판결에 불만을 표하자 당시 김병로 대법원장이 "이의 있으면 항소하시오"라고 했던 일화를 로버츠 대법원장에게 소개했다고 한다.
최근 이민자 강제추방 집행정지를 명령한 제임스 보스버그 워싱턴DC 연방지법 판사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비판하자 로버츠 대법원장이 "사법부 결정에 이견이 있을 경우 항소심 절차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반박한 것을 언급하면서다.
권 대법관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친서를 전달하며 로버츠 대법원장을 올해 9월 한국에서 열리는 세종 국제 콘퍼런스에 초청했다고 한다.
한국 대법관이 미 연방대법원장을 예방한 것은 2007년 김황식 전 대법관, 2018년 안철상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미국의 대표적인 수재형 판사로 꼽히는 로버츠 대법원장은 2005년 9월 상원의 인준 동의안이 가결돼 불과 50세 때 취임했다. 당시 공화당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지명을 받았다.
그는 직전 대법원장인 윌리엄 렌퀴스트의 로클럭(재판연구원) 출신으로, 하버드 로스쿨 수석 졸업자이며 변호사와 검사, 법관을 모두 거친 실력자이기도 하다. 미 연방대법관의 '산실'로 통하는 워싱턴DC 항소법원 판사를 지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앞서 트럼프 1기 시절에도 사법부 독립성을 놓고 공개 충돌한 바 있다. 보수적 성향이지만 연방대법원 판결에서는 보수와 진보 양측을 오가는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면서 무게 중심을 잘 잡아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