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평균 11만달러의 2배
▶ DC·하와이 이어 3번째 높아
▶ 재고부족·고금리 악재 겹쳐
▶ 중간주택 가격 90만달러대

캘리포니아에서 주택 구입에 필요한 최소 연소득이 21만 달러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로이터]
캘리포니아에서 주택을 사려면 연소득이 최소 21만 달러는 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전국 평균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제 캘리포니아에서 내 집 마련이라는 것은 평범한 직장인에게 불가능에 가까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소비자 금융정보 제공업체 뱅크레이트의 주택 구매력 조사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서 주택을 구매하기 위해 필요한 가구당 연소득이 21만3,447달러로 미국 평균(11만7,000달러)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는 워싱턴 DC(24만 달러)와 하와이(23만5,638달러)에 이어서 미국에서 세 번째로 연소득이 많이 필요한 지역으로 조사됐다. 캘리포니아에 이어 매사추세츠(17만4,392달러), 콜로라도(16만8,643달러)가 소득이 많이 필요한 상위 5개 지역 리스트에 올랐다.
뱅크레이트는 주택 구매를 위해 필요한 11만7,000달러의 전국 평균 소득은 2020년 초 이후 거의 50%이라고 설명했다. 주택 가격이 급속도로 상승하면서 그만큼 필요한 소득이 늘어난 것이다. 2020년에는 워싱턴DC와 캘리포니아 등 6개주에서만 주택 구매를 위해 10만달러 이상의 소득이 필요했지만, 현재는 30개주 이상의 주에서 이 같은 소득이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캘리포니아에서 주택 매입을 하는 것이 로또보다 더 어려워진 이유는 주택 재고가 워낙 부족한 데다 모기지 금리가 워낙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2020년 발간된 캘리포니아 주택 및 지역사회개발국(CDHCD)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향후 8년간 최대 250만채, 향후 20년간 매년 22만채의 추가 주택 건설이 필요하지만 현재 신규 공급은 필요한 수량의 절반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뱅크레이트 연구원들은 “미국 주택시장이 수십 년 만에 가장 어려운 상황”이라며 모기지 금리가 오른 것이 주택 가격이 상승한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전했다.
캘리포니아 부동산 가격은 올해도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 부동산협회(CAR)에 따르면 올해 중간주택 가격은 90만9,400달러로 전년 대비 4.6%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캘리포니아에서 현재 30년 만기 평균 모기지 금리인 6.62%로 중간주택 가격의 주택을 구매한다고 가정해 보자. 다운페이먼트를 주택 가격의 18%인 16만2,000달러로 설정하면, 전체 대출은 74만7,400달러로 매달 갚아야 할 원리금은 4,783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2023년 기준 캘리포니아의 중간 가구 소득은 9만6,000달러다. 매달 버는 8,000달러의 소득 가운데 절반이 넘는 돈을 원리금으로 내야 한다는 얘기다. 고소득의 전문직 부부가 아니라면 캘리포니아에서 내 집 마련이 사실상 그림의 떡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주택 가격이 많이 상승했지만, 같은 지역권에서도 입지와 주택 공급량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 만큼 인내심을 갖고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뱅크레이트의 수석 경제 분석가인 마크 햄릭은 “전국적으로, 심지어 대도시권에서도 주택 가격과 재고가 매우 다양하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며 “인내심과 유연성을 모두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택을 매입하는 데 소득이 가장 적게 필요한 5개주는 웨스트버지니아(6만4,179달러), 아이오와(7만437달러), 오하이오(7만1,080달러), 미시시피(7만2,072달러), 인디애나(7만2,342달러)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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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