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시안 이민자 유입 라틴계 추월했다

2025-04-15 (화) 12:00:00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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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주 이민자 지형 변화
▶ 10년여 전부터 ‘역전’ 돼

▶ 신규 유입 아시안이 최다
▶ 46%가 한인 등 아시아 출신

캘리포니아주로 새롭게 유입되는 이민자들 가운데 아시아계가 라틴계를 앞지르면서 주내 이민자 인구 지형을 재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주공공정책연구소(PPIC)가 올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캘리포니아주로 유입되는 이민자 중 아시아 출신 이민자의 수가 라틴아메리카 출신 이민자를 앞서기 시작, 유입 이민자 중 가장 많은 그룹을 형성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고 14일 LA타임스(LAT)가 보도했다.

지난 2006년에 캘리포니아주로 유입된 이민자 수는 아시아 출신이 9만9,400명, 라틴아메리카 출신 11만1,846명으로 라틴아메리카 출신이 가장 많았지만, 1년 뒤인 2007년에는 아시아 9만7,715명, 라틴아메리카 7만9,534명으로 역전됐다. 이후 2023년까지 매년 캘리포니아 유입 인구에서 아시아 출신이 라틴 아메리카 출신보다 더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최근 집계 기간인 2023의 경우 아시아 출신 9만9,848명, 라틴아메리카 출신 7만9,587명으로 각각 나타났다.
아시안 이민자 유입 라틴계 추월했다

연도별 이민자 유입 추이(명)


이를 비율로 보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캘리포니아주에 들어온 이민자 중 46%가 아시아 출신, 38%가 라틴아메리카 출신으로 아시아 출신이 크게 앞서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합법 이민자들 뿐 아니라 서류미비자도 포함한 것이라고 PPIC는 밝혔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에서 이민자가 가장 많은 주로, 지난 2023년 기준 약 1,060만 명의 이민자가 거주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 전체 이민자 인구의 22%에 해당한다.

현재 캘리포니아주 전체 이민자 인구를 보면 라틴계가 아시아계보다 여전히 많지만, 새롭게 유입되는 인구 중에서 아시아계가 더 많은 상황이 오랜 기간 이어지면서 인구 지형이 재편되고 있다고 LAT는 전했다. 특히 이러한 변화에는 고숙련 인력 취업 및 유학생 비자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LAT에 따르면 연방 당국 집계 결과 지난 2024년 한 해 동안 H-1B 취업비자를 통해 캘리포니아로 들어온 이민자가 약 7만9,000명에 달했다. 이 중 대부분은 IT 대기업이 고용한 인력으로 1만4,000명 이상이 구글, 메타, 애플 등 빅테크 세 회사의 소속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또한 2023~2024학년도를 기준으로 USC는 약 1만7,000명의 유학생을 받았고, UC 버클리, UCLA, UC 샌디에고에도 각각 1만명 이상의 유학생이 유입됐다.

이러한 가운데 트럼프 2기 정부 아래서 이같은 변화가 더욱 가속화될 지 주목되고 있다. LAT에 따르면 인구학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급진적인 국경 정책 시행으로 남부 국경에서 이민자 유입이 더욱 억제돼 라틴계 이민자 신규 유입이 감소하는 반면, 기업들이 비자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 숙련 인력을 유입하는 흐름은 계속돼 더 많은 아시아계 유입이 계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트럼프 정부 아래서 유학생 비자와 취업 비자의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고, 광범위한 관세 정책 등으로 경기 침체가 발생할 경우 기술직 일자리가 줄어들고, 이로 인해 이민 유입 흐름도 줄어들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아시아계 인구 증가와 관련해 캘리포니아주는 아시안이 선호하는 산업과 교육 환경이 잘 갖춰져 있으며, 주요 대도시 지역에서 이미 아시안 이민자가 밀집한 지역사회가 형성돼 있어 새로운 이민자들이 쉽게 정착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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