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 오만서 열린 미국-이란 1차 핵 협상[로이터]
미국과 이란의 두 번째 핵 협상이 오는 19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다고 안사(ANSA) 통신이 14일(현지시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2차 핵 협상 역시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오만이 중재한다고 전했다.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도 전날 소식통을 인용, 양국이 19일 로마에서 두 번째 핵 협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담당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각각 이끄는 양국 대표단은 지난 12일 중재국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에서 약 2시간 동안 핵 협상을 벌였다.
협상은 미국과 이란이 별도 공간에 머물면서 오만 당국자가 양측을 오가며 메시지를 전하는 간접 협상 형식이었고 말미에 위트코프 특사와 아락치 장관이 몇 분간 직접 대면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미국과 이란은 이 1차 핵협상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한 주 뒤에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당초 2차 협상 장소도 오만일 것으로 관측됐으나 악시오스가 취재한 소식통들은 미국이 장소 변경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2차 협상에서는 양국 대표단이 한 공간에서 대화를 나누는 대면 협상을 하길 원했지만 이란 측은 대면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첫 만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향후 협상에서 진전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악관은 "논의는 매우 긍정적이고 건설적이었다"며 "이 이슈는 매우 복잡하며 오늘 위트코프의 직접 대화는 상호 호혜적인 결과를 달성하는데 한발 더 나아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잘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실제 될 때까지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나는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소식통들은 "첫 번째 협상은 분명히 불신에서 시작됐다"며 "이란 측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에서 탈퇴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미국이 다시 합의를 파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미국 측도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이란의 의도를 의심했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양국의 고위급 핵협상은 2015년 이란과 서방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 계획) 타결 이후 약 10년 만이다.
이 합의로 2000년대 초반부터 불거진 이란 핵문제가 해결되는 듯했으나, 미국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년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이에 이란은 2019년부터 핵 프로그램을 재가동했으며 2021년부터는 우라늄 농축도를 준무기급인 60%까지 높이고 비축량도 늘렸다.
올해 1월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란을 향해 '최대 압박' 정책을 다시 꺼내면서 핵무기 생산 저지를 목표로 하는 핵협상을 요구했다.
미국과 이란의 2차 핵 협상을 앞둔 이번 주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이란 테헤란을 찾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지금처럼 외교적 해법이 시급히 요구되는 시점에서 IAEA의 지속적인 관여와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주 후반에 테헤란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AFP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그로시 사무총장이 오는 17일 테헤란에 도착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핵 시설과 관련한 IAEA의 사찰과 검증 활동을 이란 측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