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린란드 주민 설득 작업…재정적 지원도 검토 중”
▶ “미국-파나마, 파나마 운하에 미군 배치 합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그간 거센 반발 속에서도 그린란드 편입 시도를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공식 정책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그린란드를 병합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실행으로 옮기기 위해 이미 여러 차례 회의했으며 이와 관련해 최근 여러 정부 부처에 구체적인 지침을 보냈다고 복수의 미 정부 당국자는 전했다.
이 계획의 세부 사항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지만, 강압보다는 설득을 강조하며 그린란드의 5만7천명 인구를 설득하기 위한 홍보 활동을 골자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그린란드 병합에 "군사적 수단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것과는 달리 NSC 회의에서는 군사적 선택지는 진지하게 고려되지 않았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문들이 광고와 소셜미디어(SNS) 등을 활용해 여론을 바꾸는 캠페인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캠페인에서는 그린란드 주민들이 그로부터 4천㎞ 이상 떨어진 미 알래스카 이누이트 원주민과 유산을 공유하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 미국이 그린란드를 지켜준 적이 있다고 홍보하고 나섰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 2차 세계대전 때 덴마크를 점령한 나치 독일이 당시 덴마크 식민지였던 그린란드까지 침공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섬에 주둔했던 미군을 기리는 90초짜리 동영상을 게시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린란드 주민에 대한 재정적 지원까지 고려하고 있다.
덴마크가 그린란드에 제공하는 총 6억달러(8천700억원)의 보조금을 대체해 그린란드 주민 한 명당 연간 1만달러(1천450만원)를 지급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 일부 당국자들은 여기에 드는 비용을 그린란드에 매장된 희토류나 구리, 금, 우라늄과 석유 등 천연자원을 개발하면 나오는 수익으로 상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덴마크 정부가 미국의 그린란드 편입 시도에 강력히 반대하자 트럼프 행정부는 그린란드 주민들을 직접 설득하는 방향으로 튼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린란드 주민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설득과 재정적 지원에도 마음을 바꿀지는 미지수다.
지난 7일 출범한 그린란드의 새 연립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위협에 맞서 정치권의 단결을 호소하며 미국 편입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옌스 프레데리크 니엘센 그린란드 신임 총리는 취임식에서 "우리 나라와 안정적 국정 관리를 위해 하나로 뭉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취임 전부터 그린란드뿐 아니라 파나마 운하를 편입하겠다는 의지를 계속 피력해왔다.
그는 지난 1월 취임 이후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되찾겠다고 주장해왔다.
이런 가운데 미군을 파나마 운하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하는 공동 협정을 미국과 파나마가 체결했다고 AF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AFP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과 프랑크 아브레고 파나마 안보부 장관은 지난 9일 이 같은 내용의 양해 각서를 체결했다.
이 양해각서에 따르면 미국은 파나마의 주권을 인정하고 파나마가 모든 시설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되, 파나마가 미군의 배치에 동의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미군이 파나마가 통제하는 시설에 배치돼 훈련과 '기타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미군이 파나마에 자체 기지를 건설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으나, 미국이 불특정 수의 병력을 파나마에 주둔시킬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얻는 것으로 파악된다.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10일 페루에서 미군이 자체 기지를 요청했다면서 이는 "용납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자체 기지를 건설하지 못한다는 제한에도 이번 협정으로 파나마 운하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더 커질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