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U, 보복 조치 단계별 준비…막판 협상 여지에 기대
▶ 각국 정부, 업계 대표들과 회의… “19세기 보호주의로의 회귀”
![[美관세폭풍] 유럽 “경제에 재앙”…각국 대응책 고심 [美관세폭풍] 유럽 “경제에 재앙”…각국 대응책 고심](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25/04/03/20250403095551671.jpg)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20% 상호 관세를 부과받은 유럽은 미국이 세계 경제를 수렁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하며 보복 조치를 경고하고 나섰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3일(현지시간) 입장문에서 "이번 조치가 초래할 막대한 결과를 직시해야 한다. 세계 경제는 엄청난 고통을 겪을 것"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했다.
그는 "이미 철강 관세에 대응하기 위한 첫 번째 보복 조치 패키지를 마무리 중이며 협상 결렬 시 우리 이익과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추가 조치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EU는 이달 중순을 사실상 '협상 데드라인'으로 정해두고 무산 시 13일께부터 총 260억 유로(약 42조원) 상당의 미국산 상품에 보복 관세 부과하겠다고 이미 예고했다. 전날 집행위는 이에 더해 상호관세 및 자동차 관세에 대응하기 위한 두 번째 조치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다만 이러한 맞대응은 문제 해결 방법이 아니라며 미국과 아직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로시 셰프코비치 무역 담당 집행위원도 4일 미국 무역 담당자들과 관세 부과를 논의할 것이라며 대화에 열려있다는 뜻을 밝혔다.
유럽 각국은 EU 중심의 단호한 대응을 촉구하는 한편 자국 경제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상호 관세 부과로 영향을 받는 주요 분야의 대표자를 만나 대책을 논의한다. 항공우주·화학·와인·자동차·제약·패션 업계 등의 대표가 한자리에 모이며 고용주 단체들과 정부 주요 인사도 머리를 맞댄다.
회의에 참석하는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는 오전 상원 본회의에서 "이 결정은 세계 경제에 재앙"이라고 규탄했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경제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에 견줄 만큼 세계 경제에 특별한 날이다. 당시 새로운 일이 일어난다는 걸 알았지만 대처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며 유럽 차원에서 미국에 맞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아힘 나겔 분데스방크(독일 중앙은행) 총재는 성명에서 "통화정책의 성과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특히 미국에서 많은 패자를 낳을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친분을 과시했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예외가 아니었다.
멜로니 총리는 전날 낸 성명에서 "미국이 EU에 관세를 부과한 것은 잘못된 조치이며 어느 쪽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무역전쟁을 피하는 것을 목표로 미국과 협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역시 미국의 관세 인상이 '일방적 공격'이라며 "이는 19세기 보호주의로의 회귀를 의미하며 21세기의 도전에 대처하는 현명한 방법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관세 인상의 영향을 받은 스페인 산업을 위해 141억 유로(약 22조원) 상당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발표에서 EU와 달리 10% 관세만 적용받게 된 영국은 그나마 나은 처지이지만 악영향을 피할 수는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관저에서 영국 주요 기업 대표와 만나 "미국 결정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국내외에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의 기조대로 즉각적인 보복 위협을 자제하고 미국과 협상 타결을 위해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EU보다 높은 31%의 상호 관세가 부과된 스위스 정부는 이 비율이 어떤 계산으로 나오게 된 건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미국과 접촉해 오해를 풀고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 관세 인상에 대응하는 조치는 스위스 경제에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어떤 대응책도 계획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의 자동차 고율 관세 여파를 맞게 된 프랑스·이탈리아·미국의 다국적 자동차 기업 스텔란티스는 미국 내 5개 공장에서 근로자 900명을 일시 해고하고 멕시코, 캐나다의 일부 공장 생산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스텔란티스 대변인은 AFP 통신에 "생산 조정을 위해 당장 취해야 할 조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