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기’ 수준까지 상승해
▶ 원화, 달러 대비 유독 ‘약세’
▶ 유학생·주재원 금전적 타격
▶ 미주 한인, 모국방문 수요↑

1일 서울 한 환전소에서 원·달러 환율이 1,473원을 가리키고 있다. [연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 지연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성공에 따른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으로 1,400원을 돌파했던 원·달러 환율은 같은 해 12월 윤 대통령의 계엄과 탄핵 심판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며 1,470원대까지 상승한 상태다.
1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장 서울환시 종가 대비 1.50원 내린 1,471.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 장 주간 거래(9시~3시 반) 종가 1,471.90원 대비해서는 0.50원 하락했다. 달러-원 환율은 이틀 전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최고치로 올라간 바 있다.
올해 1분기 환율 평균은 1,453원으로, 지난해 12월 한 달 환율 평균(1437원)보다 16원 높아졌다.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있는 이유는 크게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윤석열 대통령 계엄·탄핵심판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등 2가지로 압축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늘(2일) 전 세계 국가들의 대미 관세와 비관세 무역장벽을 고려해 ‘상호관세’를 발표할 예정이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일 상호관세를 발표하며 이는 그 즉시 발효된다고 재확인했다. 레빗 대변인은 “2일 진행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인 조치는 모든 산업 분야에서 미국의 경쟁력을 개선하고 대규모 무역 적자를 줄이면서 궁극적으로 미국의 경제 및 국가 안보를 보호할 것”이라면서 “2일을 시작으로 (미국이) 갈취당하는 것은 끝난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등 한국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도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사가 한 달 넘게 이어지며 혼란과 불확실성이 계속돼 왔기 때문이다. 전날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일이 확정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한때 1467.0원까지 떨어졌다가 판결 결과에 따라 여야 대립과 극한의 혼란 등이 점쳐지며 다시 1,470원대로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탄핵 심판에 따른 혼란이 계속되고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집행 등 경기부양책을 내놓지 못할 경우 성장률이 추가 하향하고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윤 대통령 탄핵이 기각되면 정치적 교착 상태가 지속되면서 대규모 추가 예산 편성도 난항을 겪게 되고, 트럼프 관세 등 외부 위협과 맞물려 원화에 부담(원화 약세 확대)을 줄 소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한인 사회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미국에서 살아야 하는 유학생 부모들이나 유학생, 주재원들은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다.
UCLA에 다니는 한 유학생은 “부모님께 죄송해서 학기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군대에 갈 예정”이라며 “군복무 기간 동안 국내외 불확실성이 잠잠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2023년 기준 한국 유학생 3만9,000명에 달한다. 미주 투어 업체 대표는 “한국에서 미주로 오는 수요가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데 환율이 너무 올라서 미국에 여행을 오려는 수요가 급감했다”며 “한국으로 향하는 여행 수요는 여행사를 끼지 않는 경우가 매출 타격이 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주 한인들은 환율 급등으로 여행 비용이 저렴해져 한국 방문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직구를 하기보다 한국에서 직접 구매하는 것이 저렴해 화장품 등 샤핑을 활발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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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