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949 관련 세부계획 공개
▶ “LA-상하이 5시간에 가능”
▶ 미·중 기술경쟁 확전일로
중국 항공기 국유기업이 ‘콩코드’보다 더 먼 거리를 비행할 수 있는 ‘조용한’ 초음속 여객기 계획을 공개했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상용항공기회사(COMAC) 소속 연구팀은 이달 14일 중국 학술지 ‘항공학보’에 게재한 논문에서 1만1천㎞를 비행할 수 있는 여객기 C949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실현될 경우 2003년 퇴역한 영국·프랑스의 콩코드 여객기 비행 거리 7,200㎞보다 50%가량 더 비행하는 셈이 된다.
연구팀은 육상 초음속 비행의 발목을 오랫동안 잡아 온 소음 규제를 뚫기 위해 새 중국 여객기의 소닉붐(소음)을 콩코드의 20분의 1 수준인 83.9 PLdB로 낮출 것이라고 전했다. 이 소음은 헤어드라이어와 비슷한 정도라고 SCMP는 전했다.
새 여객기의 동력은 1만6,000m 상공에서 마하 1.6(저소음 모드) 혹은 1.7(에코 모드) 비행을 가능케 하는 적응형 쌍발 사이클 엔진이 공급한다. 100석 규모였던 콩코드보다는 적은 28∼48석으로 설계되고, 비행 거리를 확장하면 상하이에서 LA까지 약 5시간 안에 직항 가능하다고 연구팀은 내다봤다.
C949는 충격파를 약하게 만드는 곡선형 역캠버 중앙부 설계가 특징이다. 바늘 모양의 돌출부가 전면의 충격파를 세 갈래의 완만한 파동으로 분산하고 엔진 부위의 공기역학적 돌출부가 후방의 붐을 다시 약화하는 형태다.
연구팀은 C949가 극한의 공기역학적 비선형성을 극복하고 높은 사이드슬립 각도로 인한 안정성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전자비행제어(fly-by-wire·플라이 바이 와이어) 시스템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또 비행 중 중력 중심을 최적화하기 위해 4만2,000kg의 연료를 항공기 내부로 이동시켜 균형을 맞추는 기술 등이 적용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중국의 이번 C949 세부 사항 공개는 미중 경쟁이 반도체·AI를 넘어 과학·기술 전 분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연방 항공우주국(NASA)의 X-59 퀘스트(QueSST) 프로젝트는 2027년 75 PLdB의 초음속 여객기 개발을 목표로 설정했고, 미국 스타트업 ‘붐 슈퍼소닉’은 올해 1월 초음속 여객기 시제품 ‘XB-1’ 시험 비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중국 연구팀은 초음속 여객기의 잠재적 이용자 숫자가 연간 세계 항공기 여객 수의 1%에 해당하는 4천500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