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보장국 감원 여파, 서비스 마비
2025-03-26 (수) 07:34:38
유제원 기자
▶ 길게 늘어선 줄, 통화 대기, 온라인 접속 불가
연방사회보장국(Social Security Administration) 웹사이트가 최근 열흘간 무려 4차례나 다운돼 수백만 명의 은퇴자들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다. 한꺼번에 이용자가 몰리면서 온라인 접속이 차단되고, 사무실로 전화해도 몇 시간째 통화 대기 상태로 기다려야 했다.
이는 대규모 감원에 따른 여파로 기존의 민원 서비스 인력만으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성부(DOGE)의 비용 절감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다.
사회보장국은 7천3백만 명의 은퇴자, 장애인 등에게 연간 1조5천억 달러를 집행해온 기관이지만 앞으로 그러한 역할을 감당할 수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하게 될 SSA 국장 지명자(Frank Bisignano)는 심각한 인력난에도 불구하고 재정 감사를 통해 대대적인 추가 감원에 나설 예정이다.
연방 상원 앵거스 킹(Angus King) 의원은 “지금의 사태는 내부로부터 시작된 파괴이며 앞으로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나를 찾아오는 70~80대 은퇴자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두려워하고 있다”며 “지금의 정부 행태는 비양심적”이라고 지적했다.
DOGE에 데이터를 제공한 다음 국장 대행으로 승진한 리 두덱(Leland Dudek)은 기존의 전문 인력을 몰아내는데 앞장섰으며 일부는 이러한 정책 변화에 혐오감을 느껴 스스로 떠나기도 했다.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이에 분노한 유권자들이 지역구 의원들에게 문의하고 있지만 별다른 대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 사회보장국 연금이 은퇴자 40%의 주요 수입원인 만큼 앞으로 변화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SSA는 낙후된 기술 시스템과 지난 10년간 거의 변화가 없는 150억 달러의 예산으로 계속 늘어나는 은퇴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해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예산 삭감과 감원으로 극심한 혼란을 야기했다. 이로 인해 행정부 내부에서도 눈치를 보며 “마치 불을 끄기 위해 불을 피우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이 나오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정부 기관을 민영화하기 위한 작업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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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