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런 강좌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2025-03-19 (수) 07:58:29 정영희 기자
크게 작게

▶ 동양정신문화연구회, 창립 28주년 기념행사

“이런 강좌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지난 15일 동양정신문화연구회 창립 28주년 기념행사에서 김면기 회장(왼쪽)과 노영찬 교수가 회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동양정신문화연구회(회장 김면기) 창립 28주년 기념행사와 기념 강연이 지난 15일 조지 메이슨 대학 머튼 홀에서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김면기 회장은 “강좌를 28년 동안 꾸준히 이어왔다는 데 큰 자부심을 느낀다. 지난달 ‘워싱턴 아리랑’ 초연과 월례강좌가 실린 한국일보 기사를 보고 한국의 KBS 방송국에서 취재를 의뢰해 올 정도로 연구회가 주목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삶을 성찰하고 길을 찾는 수준높은 모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사했다.

수강생 대표로 최규용 교수(메릴랜드대)는 “동서양 그리고 철학과 종교를 넘나드는 깊은 해석에 공부하는 즐거움을 다시 느끼고 있다”면서 “이런 강좌를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더 좋은 사람이 됐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있지만, 더 묵상하고 배움을 실천하고 싶다”고 밝혔다.

유양희 전 문인회장은 “좋은 환경에서 명강의를 들을 수 있게 해주시는 연구회에 깊이 감사드린다. 귀한 강의가 한인사회에 동양정신과 철학, 문화를 알려주는 길잡이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진 ‘도덕경’ 제 25장 강독에서 노영찬 교수(조지 메이슨대)는 “서양의 사고체계가 직선적(linear)이라면 동양은 순환적(cyclical)”이라며 “현재의 혼란스런 한국정치 사태는 보수와 진보, 우익과 좌익 등 이념의 대결로 새뮤엘 헌팅턴이 얘기한 ‘문명과 문명의 충돌’과도 맞닿아 있다”고 진단했다.

서양에서 진화론적 사고방식, 헤겔이나 막스의 변증법 사고는 목적론(teleological)적 사고가 중심이지만 동양적 사고는 자연과 인간과 우주가 순환의 과정을 계속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순환적 사고는 모든 만물이 서로 연결되는 ‘유기적 관계’인 상호관계 속에서 성장한다고 봤다는 것.

노 교수는 “현재 학계에서는 서구사상에 동양적인 내면(철학과 역사)을 봐야 한다는 움직임이 크게 일고 있다”며 “자연의 신비스런 방향과 움직임을 살펴 겸손히 살면서 자신만 잘사는 게 아닌, 모든 사람이 함께 살아갈 길을 모색하는 것이 도(道)이자 진정한 휴머니즘”이라고 정의했다.

<정영희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