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리는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친구, 가족, 존경하는 이들, 심지어 한때 거리를 두었던 사람들까지도 함께하여 故 장철우 목사님을 기렸습니다. 수백명의 사람들이 참석한 것은 그분이 이 세상에 남긴 발자취가 얼마나 깊고 넓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였습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의 애도와 추모 속에서도, 가슴속 깊이 남아 있던 질문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분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장 목사님은 단순히 존경받는 목회자이자 역사학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따뜻함과 친절함, 그리고 깊은 인간미를 가진 분이었습니다. 그는 사람들과의 교류를 즐기셨고, 늘 밝은 미소와 따뜻한 말로 주변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 주셨습니다.
그는 매우 친절하고 사교적인 분이었으며, 사람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크셨습니다. 친구들에게는 늘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였고, 지역사회에는 지혜로운 길잡이였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는 헌신적인 가장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아내에게는 다정한 남편이었고, 두 아들과 한 딸에게는 든든한 아버지였습니다. 다섯 명의 손주들에게는 자랑스러운 할아버지로서, 그들의 성장을 기쁨으로 여기며 늘 따뜻한 사랑을 베푸셨습니다. 가족에게 장 목사님은 단순한 지도자가 아니라, 사랑과 믿음의 중심이었습니다.
그런 그분이 바다에서, 늘 즐기던 수영을 하던 중 갑작스럽게 우리 곁을 떠나셨다는 것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얼마나 삶이 예측 불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상기시키고, 우리가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합니다. 그러나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만약 장 목사님 같은 분도 이렇게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날 수 있다면, 아직 이 세상에 남아 있는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무엇일까요?
그분의 죽음은 단순한 상실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경종입니다. 우리는 주어진 시간 속에서 주저하지 말고, 해야 할 일을 미루지 말라는 메시지입니다. 진실을 말해야 할 때 말하고, 행동해야 할 때 용감히 행동해야 합니다. 역사는 단순히 쓰여지는 것이 아니고, 삶의 발자취를 남기고 싶어하는 용감하고 적극적인 사람들에 의하여 새겨지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장 목사님의 장례식이 거행된 3월 1일은 대한민국의 독립운동을 기념하는 날이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평생을 한국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기록하며, 그들의 희생과 헌신을 조명했던 장 목사님께 이보다 더 뜻깊은 날은 없었을 것입니다.
이제 그분은 역사 속의 한 페이지로 남게 되었지만, 우리는 그분이 시작한 길을 이어가야 합니다. 그가 남긴 이야기, 그가 지켜온 신념, 그리고 그분의 흔들림 없는 정신이 단절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장 목사님의 마지막 가르침은 이것입니다. 우리는 언제 이 세상을 떠날지 선택할 수 없지만,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지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우리 또한 그분처럼 용기있게, 목적을 가지고, 그리고 따뜻한 사랑과 배려로 가득 찬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폴 장 목사님, 편히 쉬십시오. 당신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남긴 길 위에서, 우리는 그 길을 계속 걸어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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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권/공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