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하마스 테러조직 지정 후 첫 직접대화… “미국민 최선의 이익 위해”
▶ 대화 상대 안가리는 ‘트럼프 외교’…北美대화 ‘시즌 2’ 전개될지 주목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는 미국인 인질 석방 문제를 놓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비밀리에 직접 대화를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5일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와 하마스와의 직접 대화에 대한 질문에 "현재 대화와 논의가 진행중"이라고 확인했다.
레빗 대변인은 그러나 "나는 여기서 (논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을 것"이라면서 더 자세한 언급을 피한 뒤 "미국인들의 생명이 걸려 있다"고 말했다.
대신 그는 "미국 국민에게 최선의 이익이 되는 일을 할 목적으로 전 세계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은 대통령이 미국 국민을 위해 옳은 일을 하기 위한 선의와 노력이라고 믿는 바"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이날 미국의 인질 문제 담당 트럼프 대통령 특사인 애덤 볼러와 하마스 관계자들이 최근 수주 동안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서 접촉해왔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도 인질 석방과 관련한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확인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그동안 미국은 테러조직으로 지정(1997년)한 하마스와는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았기에 미국의 이전 정부에서는 미국과 하마스간 당국 차원의 직접 대화가 없었다. 악스오스는 볼러 특사의 임무가 인질 석방인 만큼 하마스와의 이번 대화는 부분적으로 가자지구에 억류된 미국 국적자의 석방에 초점을 맞춰졌지만 모든 생존 인질을 석방하고 이스라엘-하마스간 장기적인 휴전을 끌어 내는 문제 등 보다 넓은 범위의 의제도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 정부는 하마스와의 대화 이전에 이번 대화의 '가능성'에 대해 이스라엘과 협의하긴 했지만 이스라엘의 사전 동의를 얻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이에 대해 레빗 대변인은 미국-하마스 직접 대화와 관련해 이스라엘은 미국과 협의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합의한 42일간의 1단계 휴전이 지난 1일 만료된 가운데,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정부 중동 담당 특사는 양측이 약 50일의 휴전 연장에 합의하면 이 기간에 하마스가 즉시 남은 인질의 절반을, 영구 종전에 합의하면 나머지를 석방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2일부터 가자지구 구호품 반입을 막고 하마스에 휴전 연장안 수용을 압박하고 있지만, 하마스는 애초 합의대로 인질 전원 석방과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를 골자로 하는 휴전 2단계로 넘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위트코프 특사는 휴전 협상차 카타르 총리를 만나기 위해 이번주 도하를 찾을 예정이었으나 하마스와의 협상에서 별다른 진전이 없자 출장을 취소했다고 미국 정부 당국자가 악시오스에 밝혔다.
이스라엘 측은 현재 미국 시민권자인 에단 알렉산더를 포함해 24명의 생존 인질이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과 하마스의 직접 대화는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할 경우 상대를 가리지 않고 대화하는 '트럼프 외교'의 단면을 보여준 일로 평가된다.
이는 미국의 본토 안보와 결부된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에도 시사점을 제공하는 일로 받아들여진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 차례 만난 바 있다.
특히 미국과 하마스의 직접 대화와 관련한 미국-이스라엘간 조율이 제한적이었다는 언론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한국 역시 향후 북미대화 추진시 '패싱' 논란에 휘말릴 수 있음을 시사하는 일일 수 있어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