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선천적 복수국적법’ 한인 2세 피해 미 주류언론도 심층 보도로 주목

2025-03-05 (수) 07:39:11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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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타임스 “자신도 모르게 이중국적자 되고 병역의무 생겨”

‘선천적 복수국적법’  한인 2세 피해 미 주류언론도 심층 보도로 주목

LA 타임스 ‘월드 & 내션’에 특집기사로 보도된 선천적복수국적법 관련 기사에서 전종준 변호사가 지난달 27일 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한국의 선천적 복수국적 문제가 미 주류 언론인 LA타임스(LA Times)에 특집으로 보도됐다.

‘그들은 자신이 한국국적자라는 것을 몰랐지만 한국 병역의무가 생겼다(They didn’t know they were citizens. Now they are expected to serve in the South Korean military)’의 제목 아래 3일 게재된 특집기사는 2005년의 개정법이 한인 2세의 한국 연수, 유학, 취업, 혼인 등을 못하게 막을 뿐만 아니라 미국내 공직 진출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것을 실제 사례를 통해 파헤치며 선천적 복수국적법의 모순과 부당함을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13년째 선천적 복수국적 문제 해결에 매달려 온 전종준 변호사가 처음에 어떻게 관여하게 됐고, 헌법재판소 소원 등이 어떻게 진행됐는지도 상세히 추적하며 전 변호사를 비롯해 한국 군대 훈련소, 가수 유승준씨, 서울 도심 등 6장의 사진도 함께 실었다.


기사가 보도된 후 전 변호사는 4일 “미국의 메이저 신문이 한국의 선천적 복수국적법을 특집 기사로 다룬 것은 큰 수확이다. 미국인 입장에서 보면 미국시민인 한인 2세에게 병역의무라는 족쇄를 채우는 것에 대한 부당함을 미 주류사회에 최초로 알렸다는데 의미가 매우 크다”면서 “한국국회에서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국적자동상실 규정이 속히 부활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사는 ‘워싱턴에 거주하는 전종준 변호사는 일주일에 몇 번씩 당황한 한인 2세들로부터 문의전화를 받는다. 미국 태생이지만 자신도 모르게 한국국적이 부여돼 있고 군 복무 의무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쉽게 이탈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로 시작된다.

이어 2002년 문제의 시발점이 된 가수 유승준씨 사건이 터지고 국민적 분노에 대응해 2005년 한국 국적을 가진 남자들이 군 복무를 마치기 전에 국적이탈을 더 어렵게 만드는 법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 법의 주요 대상은 징집을 피하기 위한 원정출산자들이었지만, 엉뚱하게도 미국 태생의 ‘진짜 디아스포라 한국인들(real diaspora Koreans)’인 한인 2세들의 앞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됐다.

전 변호사는 이 법 때문에 전세계 25만 명 정도의 디아스포라 한인들이 자신도 모르게 이중국적을 갖고 있다고 추정한다. 국적을 포기하기 위해 제때 법을 알게 된 사람들에게도 가장 가까운 한국 총영사관을 여러 번 직접 방문해야 하는 등 절차 자체가 번거로워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도 했다.

사관학교, 군대와 군 관련 공기업, 장학금 신청, 공무원과 외교관 등 공직 진출 등에서 불이익을 당한 한인 2세들의 실제 사례들도 언급했다. 2년 전 김홍걸 국회의원이 선천적 복수국적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정식으로 상정되는 데 필요한 10표를 원내에서 모으지 못했던 일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특집 기사를 쓴 맥스 김 기자는 LA 타임스 서울 특파원으로 약 3개월 동안 취재하고 틈틈이 법률 자문을 받으면서 여러 사람을 인터뷰하고 한국 병무청과 법무부에 자료를 요청하면서 기사를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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