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팬데믹, 교계에 전화위복… 부정적에서 긍정적 변화

2025-03-04 (화) 12:00:00 준 최 객원 기자
크게 작게

▶ 미국인 33% 팬데믹이 영적 삶에 영향

▶ ‘복음주의·흑인·MZ’ 교인 출석률 증가

팬데믹, 교계에 전화위복… 부정적에서 긍정적 변화

코로나 팬데믹이 기독교계에 미친 영향은 단지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긍정적인 변화도 있었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

5년 전 코로나 팬데믹이 전 세계를 강타했을 당시 세상은 마치 끝날 것처럼 보였다. 몇 달간 외출을 자제하며 집에 갇혀 있어야 했고, 교회 예배를 포함한 모든 단체 활동은 엄격히 제한됐다. 이로 인해 전국의 교회들은 예배를 진행할 수 없게 되었고, 교회 출석률은 급격히 하락했다. 결국 많은 교회들이 문을 닫는 상황에 이르렀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세상은 팬데믹 이전과 다름없는 정상화된 모습이다. 최근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 센터는 팬데믹이 기독교계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분석에 따르면, 팬데믹이 기독교계에 미친 영향은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긍정적인 변화도 있었다.

▲ 미국 33%, 팬데믹이 영적 삶에 영향

코로나 팬데믹이 미국의 종교인과 종교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하다. 퓨리서치 센터가 지난해 10월 약 1만 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10명 중 7명은 팬데믹 이후 종교적 삶에 큰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나머지 3명(30%)은 팬데믹으로 인해 개인의 종교적 또는 영적 삶에 변화가 있었다고 응답했다.


영향을 받았다고 답한 응답자 중 약 10%는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고, 약 9%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나머지 11%는 긍정적도, 부정적도 아닌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는데, 이는 교회 이동이나 예배 참석 방식의 변화 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팬데믹이 발생한 지 4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여전히 30%의 종교인들이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은 종교계가 주목해야 할 사항으로, 앞으로 목회 활동에 반영해야 할 지표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팬데믹 이후 예배 참여 방식 변화

코로나 팬데믹은 예배 참여 방식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팬데믹이 최고조였던 2020년 7월 대면 예배 출석률은 13%로 급격히 낮아졌던 반면, 온라인 및 TV를 통해 예배에 참여하는 비율은 약 36%로 급증했다. 이후 팬데믹이 잦아들고 교회들이 다시 문을 열면서 대면 예배 출석률은 회복되었지만, 온라인 및 TV 예배 시청률은 여전히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특히 대면 예배와 온라인 예배, TV 예배에 참여하는 교인 비율은 여전히 40%를 넘으며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팬데믹 이전과 비교할 때, 대면 예배 출석 경향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응답자의 약 7%는 팬데믹 이후 더 자주 대면 예배에 참석한다고 답했으며, 13%는 덜 자주 참석한다고 밝혔고, 약 31%는 팬데믹 이전과 비슷하게 출석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온라인 및 TV 예배 참여율에 대한 응답은 팬데믹 이전보다 더 자주 참여한다는 비율이 13%, 덜 자주 참여한다는 비율은 6%로 나타났다.

팬데믹 이후 스트리밍 방식의 예배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으면서, 이로 인한 신학적 신념의 변화도 나타났다. 팬데믹 이전, 약 2명 중 5명은 혼자 또는 가족과 함께 예배하는 것이 교회 정기 참석의 유효한 대체라고 생각했지만, 2022년에는 이 비율이 54%로 증가했다.

▲ ‘복음주의·흑인’ 교인 예배 출석률↑

팬데믹 이후 대면 예배와 스트리밍 예배가 일반적인 예배 방식으로 자리잡으면서, 복음주의 교인과 흑인 교인들의 예배 참여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7월, 대면 예배와 온라인 예배에 참석한 복음주의 교인의 비율은 71%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약 74%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흑인 교인의 예배 출석률도 70%에서 73%로 늘었다.


반면, 백인 비복음주의자 및 주류 개신교인의 경우 대면 예배와 온라인 예배 출석률은 2020년 7월 37%에서 2024년 10월 38%로 큰 변화 없이 여전히 낮았다. 또한, 이들 그룹은 백인 복음주의자(64%)와 흑인 개신교인(54%)에 비해 팬데믹이 자신의 종교적 또는 영적 삶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답한 비율이 75%로 월등히 높았는데, 이는 주류 개신교인들의 예배 출석률 경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 MZ 교인 출석률 ↑

팬데믹 이후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예배 출석률에 큰 변화가 없었거나 미미한 상승폭을 보인 반면, 젊은 성인들의 출석률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20년 7월과 2024년 10월 사이의 나이별 예배 출석률을 비교해 보면, 30~49세(37%→38%), 50~64세(46% → 46%), 65세 이상(50% → 52%)은 큰 변화가 없었거나 소폭 상승한 반면, 18~29세의 예배 출석률은 30%에서 38%로 약 8%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Z세대 부흥의 초기 단계로 보고 있다.

<준 최 객원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