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동부·인랜드가 뜬다 (하)
▶ ‘초기 한인타운 지역 의미’
▶ “테메큘라·뮤리에타 각광 한인 1·2세들 매력 정착지”
![[신년기획 - 급성장 한인사회를 가다 - 2] ‘리버사이드 카운티 한인 커뮤니티 확산’ [신년기획 - 급성장 한인사회를 가다 - 2] ‘리버사이드 카운티 한인 커뮤니티 확산’](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25/02/19/20250219192011671.jpg)
리버사이드에 거주하는 데이빗 곽 도산기념사업회장이 이민 선조들의 초창기 한인타운 터인 파차파 캠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황의경 기자]
LA 동부와 샌버나디노 카운티 경계 지역을 중심으로 한인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그 흐름은 리버사이드 카운티까지 확대되고 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이 세운 세계 최초의 한인타운이 자리한 미주 한인들의 마음의 고향 리버사이드를 중심으로, 저렴한 주택가격과 쾌적한 주거 환경을 갖춘 테메큘라와 뮤리에타가 한인 은퇴자들의 새로운 정착지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미주 한인들에게 있어 리버사이드는 단순한 도시가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리버사이드 시에는 도산 안창호 선생이 한인 이민자들과 함께 조국 독립을 꿈꾸며 형성했던 ‘파차파 캠프’가 있었다. 1904년부터 1907년, 그리고 1911년부터 1914년까지 도산 선생은 리버사이드 오렌지 농장에서 일하며 한인 공동체를 조직하고 흥사단과 국민회의 태동을 준비했다. 이곳에서 미주 지역 최대의 독립운동 거점이 형성됐고, 한인 노동자들은 성실과 근면을 바탕으로 터전을 일궜다. 당시 한인들에게 ‘하변(河邊)’으로 불렸던 리버사이드는 오렌지 농사의 호황으로 개인소득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였으며, 초기 이민자들에게 기회의 땅이었다.
이러한 역사적 가치를 기려, 2001년 리버사이드 시청 광장에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동상이 세워졌다. 미주 도산안창호기념사업회의 데이빗 곽 회장은 “도산 선생의 동상은 아무도 안 찾는 황무지가 아닌 리버사이드 시의 가장 번화한 곳에 세워져 있다”며 “우리보다 이민역사가 긴 중국 커뮤니티나 일본 커뮤니티를 제치고 이곳에 도산 선생의 동상을 세울 수 있었던 이유는 도산 선생이 리버사이드에서 이룬 업적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리버사이드 카운티는 이제 단순한 역사적 장소를 넘어 한인사회의 미래를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거점으로 변화하고 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이 남긴 유산을 계승하고, 새로운 세대의 한인들이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리며 더욱 활발한 경제활동과 문화 교류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변화의 한 예로 가장 기대되는 것은 도산 기념관 건립이다. 미주 도산안창호기념사업회를 중심으로 한인 애국 단체들은 리버사이드에 도산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며, 이를 통해 도산 정신을 계승하고 차세대 교육 및 리더십 프로그램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곽 회장은 “리버사이드시에서 차량 통행량이 가장 많은 길에 기념관 부지가 위치해 있다”며, “역사를 알리는 단순한 기념관이 아닌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가치와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 세대의 자긍심을 위한 창조적인 공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리버사이드 카운티 내에서도 테메큘라와 뮤리에타 지역이 한인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이들 지역은 우수한 학군과 쾌적한 주거 환경, 그리고 비교적 합리적인 주택 가격 덕분에 한인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테메큘라와 뮤리에타는 LA와 샌디에고 등 남가주 주요 대도시와의 접근성이 뛰어나면서도, 한적하고 여유로운 생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민 ‘1.5세대’와 ‘2세대’ 가정들에게도 매력적인 정착지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테메큘라에 40년 동안 거주하며 부동산업을 하고 있는 제리 박씨는 “테메큘라와 뮤리에타는 은퇴자들을 중심으로 한인 유입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따뜻하고 습하지 않은 날씨로 인해 타주 한인들도 이곳을 은퇴지로 많이 선택하고 있다. 그 중에는 은퇴 전 세컨하우스로 집을 구입해 겨울을 나러 오는 이들도 많다”고 전했다.
2025년 기준 리버사이드 카운티 내 한인 인구는 약 1만5,000명으로, 이는 전체 인구의 0.6%에 해당한다. 한인들은 리버사이드를 비롯해 테메큘라와 뮤리에타 지역에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한인 커뮤니티와 상권도 점차 형성되고 있다. 다만 광활한 리버사이드 카운티의 특성상 한인 상권이 특정 지역에 밀집하는 것이 아니라, 곳곳에 한인 교회, 한식당, 마트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분포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약 5개의 한인교회가 테메큘라에 위치해 있으며 이외에도 소규모 가정교회도 더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테메큘라 랜초 한인교회의 정용암 목사는 “이곳은 바다와 산이 가까워 공기도 깨끗하고 저렴한 골프장과 인근 와이너리 등 은퇴자들이 생활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춘 곳”이라고 설명했다. 정 목사는 이어 “작은 한인 마켓과 한식당을 비롯해 한인 비즈니스도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한국어 간판이 없는 곳도 많아 겉으로 보기에 한인 업소가 많아 보이지 않을 수 있다”며 “그렇지만 이 지역 대부분의 일식당이 한인 업주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