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된 수순이었나. 아니면 트럼프 특유의 또 다른 폭탄선언인가.
‘시날로아 카르텔’. ‘로스 세타스’. ‘할리스코 카르텔’. ‘걸프 카르텔’, ‘티후아나 카르텔’.… 멕시코의 대표적인 마약밀매 범죄조직들의 이름들이다. 이 멕시코 마약 카르텔을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테러조직(FTO)으로 지정해 군사공격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하는 말이다.
트럼프가 특정 카르텔을 글로벌 테러리스트 및 해외테러조직으로 지정할 것을 국무부에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은 지난달 21이었다. 관련해 월 스트리트 저널은 국방부 자원을 동원해 카르텔 추적하고 마약 실험실이나 제조 공장에 대한 드론 공격과 같은 미국의 일방적인 군사행동을 위한 근거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보도했다.
멕시코 마약카르텔에 대해 사실상의 전면전을 선포한 셈으로 멕시코 정부는 주권침해 운운하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려진 초강경조치. 그 배경은 무엇일까.
지난 수년 간 미국으로의 불법 마약밀매는 쓰나미 현상을 보여 왔다, 당국에 압수된 펜타닐만 2020년 400여만 정에서 지난해에는 1억1500만여 정으로 급증했다. 합성마약류 과용으로 숨진 사람만 연 10만 명이 넘는다. 경제적 피해도 연 1조5000억 달러에 이른다.
더 심각한 문제는 멕시코를 통해 물밀듯이 공급되는 각종 메탐페타민류 마약으로 중독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펜타닐 등 신종 합성마약의 공급경로 구조는 간단한 편이다. 생산지는 공산당 통치의 중국이다. 그 마약 원물질의 가공과 분배는 마약 카르텔에 의해서 멕시코에서 거의 다 이루어진다.
왜 중국이 합성마약 생산의 허브로 떠오르고 있을까. 두 가지 요건이 충족되기 때문이다. 하나는 거대 규모의 화학 산업기반이 있어야 한다. 다른 하나는 정부가 불법마약생산 공장 가동을 기꺼이 허용해야한다. 이 두 조건을 모두 갖춘 나라가 중국으로 전 세계 펜타닐 등 신종 합성마약 생산의 80%가 실제로 ‘Made In China’다.
공산독재국가다. 그러므로 마음만 먹으면 마약 생산을 당장 중지시킬 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미의회보고서는 미국을 타깃으로 한 중국의 불법 마약생산과 밀매에는 고의성이 엿보인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다른 말이 아니다. 미국의 내부 붕괴를 노린 이른바 중국공산당의 초한전(超限戰)의 일환으로 마약을 이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짙다는 얘기다.
마약을 둘러싼 카르텔의 온갖 불법행위를 멕시코정부는 방조하고 있다. 아니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직전 멕시코 대통령이자 현 정권의 상왕(上王)격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의 발언에서 그 정황이 잘 드러나고 있다. 그는 재임 중 카르텔 두목들을 존경한다고 공공연히 말하는가하면 미국이 개입해올 경우 군을 동원해 카르텔보호에 나서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정치인, 당국자에 대한 뇌물공세를 그치지 않는다. 뇌물이 안 통하면 테러리스트를 방불케 하는 공격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런 방식으로 마약카르텔은 정부당국자들을 길들이고 있다.
그 결과 카르텔은 정부, 사법부, 재계 등 권력과 부의 중심부는 물론, 뒷골목에 이르기까지 멕시코 사회 곳곳 파고들어 무소불위에 가까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 단적인 예가 마약 카르텔이 실제로 공권력을 행사, 통치하고 있는 지역이 멕시코 영토의 40%에 이른다는 사실이다. 그 중 하나가 시날로아 카르텔의 본거지인 시날로아 주다.
멕시코의 곡창지대라고 불리는 이 지역 농부들은 농업용수 사용 요금을 카르텔에게 지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광산회사나 아보카도 농장 등도 정기적으로 금품을 상납하고 있다.
중국공산당과 연계된 마약 카르텔이 장악한 멕시코. 그로 인해 미국과 전 세계가 겪고 있는 각양의 엄청난 피해. 이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의지표현이 트럼프의 카르텔 외국테러조직지정 조치인 것이다.
여기에서 뭔가의 또 다른 하나의 거대한 그림이 오버랩되는 느낌이다. 역시 중국공산당을 등에 업고 있다. 그런 여러 형태의 좌파 카르텔이 거대 연합세력을 형성, 대한민국을 장악해 가고 있다고 할까, 근간부터 흔들고 있다고 할까. 그런 모습이다.
좌파 이권 카르텔은 국민 대다수가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민주’라는 미명 하에 대한민국 곳곳에 빨대를 꽂고 단물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세월이 지나면서 그 세력은 더욱 강고해졌다.
그러다가 이 좌파 카르텔이 벌인 것이 탄핵을 기화로 한 내란몰이다. 동시에 그 세력의 윤곽도 뚜렷이 드러나고 있다. 종북 주사파 카르텔, 이 세력에 덧입혀져 제도권 언론까지 외연이 한층 확산된 모화(慕華) 종중 카르텔, 부패 선관위 카르텔, 그리고 국제인권법연구회를 숙주로 한 사법 카르텔 등으로.
거두절미(去頭截尾)-. 이들 반한 세력과 대한민국 수호세력의 체제를 둘러싼 사실상의 내전은 비관적 결말로 이어질 것인가.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리가 열리고 사실 검증이 이루어지면서 이들이 씌어온 내란 프레임이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어 하는 말이다.
더 나아가 어쩌면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는 대반전의 계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내전은 심각한 국가 분열의 산물이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볼 때 한 국가의 병폐를 겉으로 드러내는 역할도 해왔다. 아픔이 여간 심한 게 아니다. 그러나 이를 통해 대한민국을 안에서부터 좀먹어온 암세포를 도려내는 계기도 될 수 있다. 그런 생각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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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