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 절도범들 기승 속
▶ OC서 AT&T 통신선 도난
▶ 한인 밀집 상가 등 피해
▶ 작년 신고 2배 이상 급증
남가주에서 구리선 절도가 기승을 부리며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통신용 구리선 절도로 인터넷이 끊기며 비즈니스들의 운영에 차질을 빚고, 거리에서는 가로등에 연결된 구리선 절도로 LA 한인타운을 포함한 도시의 밤거리가 암흑 속에 갇히고 있다. 절도범들이 가격이 오른 구리선을 곳곳에서 뜯어내 되팔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한인 업체들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에는 오렌지카운티 부에나팍 지역 아테시아 블러버드와 비치 블러버드 교차점 인근의 한인 업체가 들어선 상가 건물에 피해가 발생했다. 이 상가에는 한인 여행사와 한의원 등 한인 업체들이 입주해 있는데, 지난달 31일 절도범이 이 건물에 연결된 AT&T 구리 통신선을 잘라가 인터넷과 전화가 끊기는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피해 업주들에 따르면 그러나 AT&T의 보수 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6일까지 거의 일주일간 랜드라인 전화와 인터넷의 먹통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이들 한인 업체들이 운영에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다.
NBC4에 따르면 또 지난해 LA 카운티 하시엔다 하이츠에서는 지속적인 구리선 도난으로 약 7마일에 달하는 지역이 인터넷과 전화를 쓸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 피해 기간이 수개월에 달하는 가구도 있었으며, 글렌 윌슨 고교의 경우 이러한 피해로 인해 수업 일정을 조정하기도 했다. 당시 인터넷 업체 프론티어는 5,000달러의 제보 보상금을 내걸었다.
거리 가로등도 구리선 절도범들의 대표적인 타깃인데, 한인 밀집지인 LA 한인타운도 주요 피해 지역이다. 통계 분석 사이트 크로스타운에 따르면 지난 2024년 한 해 동안 LA 한인타운에서 가로등 고장과 관련해 접수된 민원은 총 1,235건으로, 550건 정도였던 2023년과 비교해 2배 이상 급증했다. 또 500건을 넘지 않았던 지난 2022년과 비교하면 2년간 2.5배 이상 늘어났다.
이같은 상황은 구리선 절도 때문으로 LA 전역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작년 한 해 LA시 지역내 가로등 고장 민원은 총 4만5,897건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다운타운이 114개로 ‘네이버후드’ 중 가장 많은 2,206건을 기록했고, 보일하이츠가 1,970건으로 2위였다. 한인타운도 4위에 오르며 주요 피해 지역으로 꼽했다.
크로스타운은 구리선 절도가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며,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거의 모든 LA 지역이 수년 전보다 더 어두워졌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가로등 수리 작업은 6개월치가 밀려 있으며, 당연히 그 비용은 모두 세금으로 충당되고 있다고 크로스타운은 덧붙였다.
이같은 구리선 절도가 급증한 것은 구리 가격 상승이 배경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구리 가격이 2배 이상 상승했고, 작년에는 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절도범들이 구리선을 훔쳐 장물로 파는 행위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크로스타운은 구리선의 현 시세가 파운드당 약 4.30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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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