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객기·헬기 공중 충돌·폭발… 67명 전원 사망

2025-01-31 (금) 12:23:01
크게 작게

▶ 워싱턴DC 항공 참사
▶ 아메리칸항공기 착륙중

▶ 강물서 시신 28구 수습
▶ 24년래 최대 규모 참사

여객기·헬기 공중 충돌·폭발… 67명 전원 사망

지난 29일 밤 공중 충돌 폭발 후 워싱턴 DC 포토맥강에 추락한 아메리칸 항공기 잔해 옆을 구조대가 수색하고 있다. [로이터]

또 다시 대형 항공기 참사가 발생했다. 미국 수도 워싱턴 DC의 로널드 레이건 국제공항 인근에서 여객기와 군용 헬기가 공중 충돌을 일으키며 폭발해 두 비행기 탑승자 67명이 전원 사망한 충격적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연방 항공 당국과 워싱턴 DC 소방청 등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후 8시53분(현지시간)께 워싱턴 DC 인근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착륙하려던 아메리칸항공 여객기가 근처에서 훈련하던 미 육군 소속 블랙호크 헬기와 충돌해 공중에서 폭발하면서 두 항공기 모두 포토맥강에 추락했다.

중부 캔자스주 위치타 공항을 출발한 아메리칸 항공기에는 승객 60명과 승무원 4명 등 총 64명이, 헬기에는 군인 3명이 타고 있었다. 여객기는 동체가 3조각 난 채로 허리 깊이의 강물에 떨어졌으며, 주변에서는 헬기 잔해도 발견됐다.


이 참사로 두 항공기 탑승자 67명이 전원 사망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구조 당국이 30일 밝혔다. 워싱턴 DC 소방국 존 도널리 국장은 30일 오후 현재 여객기에서 27구, 헬기에서 1구 등 총 28구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제 구조 작전에서 (시신 등의) 수습 작전으로 전환하는 시점에 있다. 현시점에서 우리는 이번 사고의 생존자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현장에는 워싱턴 DC는 물론, 인근 메릴랜드주와 버지니아주의 경찰·소방 당국, 국방부, 육군, 해안경비대, 연방수사국(FBI),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등 관련 기관이 출동해 밤새 구조 활동을 했다. 현장은 춥고 강풍이 불었으며 강 곳곳에는 얼음이 있었다고 도널리 국장은 설명했다.

사고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여객기와 헬기가 같은 고도에서 비행했던 이유에 우선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사고 당시를 촬영한 영상에는 착륙하려고 저고도로 비행하던 여객기를 향해 헬기가 다가가 충돌하면서 화염이 발생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AP통신에 따르면 공항 관제사가 헬기에 여객기와의 충돌을 주의하라고 무전으로 경고했으나 그 직후에 사고가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헬기는 (여객기를 피하기 위해) 수백만 가지의 다른 기동을 할 수 있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냥 그대로 갔다”면서 “그들(헬기와 여객기)은 같은 고도에 있어서는 안 됐다”고 지적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군용 헬기가 정기 훈련을 하던 중 “비극적으로 실수가 있었다”면서 “어떤 종류의 고도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2001년 11월12일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출발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가 이륙 직후 인근 주택가로 추락해 260명 전원이 사망한 이래 인명 피해가 큰 미국내 항공기 참사다. 한편 사고 직후 폐쇄했던 레이건 공항은 30일 정오께 항공기 운항을 재개했으나 여러 항공편이 취소됐다고 AP는 보도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