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충돌 참사] 항공관제 부실 논란… 충돌 위험 1주일에 몇번꼴 ‘아찔’
2025-01-31 (금) 12:00:00
▶ DC ‘가장 복잡한 공항’
▶ 관제사 인력 부족 등
▶ 구조적 문제점들 지적
30일 레이건 공항 평 포토맥강에서 구조 당국이 수색 작업에 나선 가운데 아메리칸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로이터]
워싱턴 DC의 로널드 레이건 국제공항 인근에서 64명을 태운 소형 여객기가 군용 헬기와 충돌하면서 탑승자 67명 전원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일각에서 항공 안전망이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충돌 사고가 발생하기 이전에도 미국 민간 항공사가 관련된 위험한 사고 순간이 여러 건 있었다고 보도했다. NYT가 지난 2023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참사급 위기는 평균적으로 1주일에도 여러 건 발생했다. 연방항공청(FAA) 기록에 따르면 이런 사고는 주로 공항이나 공항 인근에서 발생했으며 인간의 잘못에 따른 재난인 경우가 많았다.
특히 전국적으로 인력 부족 상황에 직면해 있는 항공 교통관제사의 실수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NYT는 일부 항공 교통관제사들이 항공 안전망에 대한 압박이 가중되면서 치명적인 사고가 불가피하다는 우려를 오랫동안 표명해왔다고 짚었다.
NYT가 FAA 기록과 조종사와 항공 교통관제사 등이 자발적으로 제출한 기밀 안전 보고서가 포함된 항공우주국(NASA)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확인됐다. NASA 기록에 따르면 민간 항공사가 관련된 충돌 직전 사고는 12개월간 300여 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NYT는 “이 추세가 단순히 보고 건수가 증가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안전 상황이 악화했기 때문인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전·현직 항공 교통관제사들이 인터뷰를 통해 긴박한 상황이 너무 자주 발생하고 있어 치명적 충돌이 일어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우려해왔다”고 전했다.
한편 워싱턴 DC의 레이건 공항은 백악관 및 연방의회에서 남쪽으로 약 3마일 거리에 불과하며 동쪽에 포토맥강을 끼고 있다. 착륙하려면 강을 따라 접근해야 하는 데다 주변에 정부·군사 시설이 밀집한 탓에 비행 통제구역이 많아 미국에서 가장 복잡한 항공로 중 하나로 꼽히며 평소에도 헬기 비행이 잦다.
뉴욕타임스(NYT)는 사고 당시 로널드 레이건 공항 관제탑의 근무 인력 상황이 “시간과 교통량에 비해 정상이 아니었다”고 평가한 연방항공청(FAA) 내부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공항 주변 헬기들을 담당했던 관제사가 활주로에서 이·착륙하는 항공기에 대한 지시 업무까지 하고 있었는데 이는 보통 관제사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이 하는 업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