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특별기고>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사건의 교훈

2025-01-29 (수) 09: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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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시현/센터메디컬그룹

2024년 12월 4일, 유나이티드 헬스케어의 CEO 브라이언 톰슨이 총격을 당한 사건은 단순한 범죄로 끝나지 않았다. 이 사건은 미국 보험 시스템의 뿌리깊은 문제를 폭로하며, 우리 모두가 다시금 "보험사의 역할"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이유를 제시했다.


■유나이티드 헬스케어의 두 얼굴


유나이티드 헬스케어는 미국 보험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거대 기업이다.
연간 수조 원의 수익을 올리며 업계를 선도하지만, 그 이면에는 고객들의 불신과 고통이 쌓여가고 있었다. 2023년, 유나이티드 헬스케어의 보험금 지급 거부율은 30%를 넘었다. 이는 업계 평균(15%)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로, 매년 수백만 명이 정당한 보험금을 받지 못하고 의료비를 스스로 부담하는 상황에 놓이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30%라는 숫자를 상상해 보라. 보험을 들어두고도 10명 중 3명은 필요한 순간에 도움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30%라는 숫자는 특히 의료 서비스 의존도가 높은 시니어들에게 이 숫자는 더욱 심각한 의미를 갖는다. 만성질환과 응급 의료가 빈번한 시니어들에게 보험사의 신뢰성과 투명성은 생명선과 같다. 이러한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사건과 같은 사례에 치명적인 질환이나 긴급 상황에 처한 시니어들은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적시에 받지 못하고, 건강 악화와 더불어 금전적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겪게 된다.



게다가 유나이티드 헬스케어는 90만 건 이상의 보험법 위반 사례를 기록했으며, 2억 달러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거대한 기업의 성공 이면에 고객 신뢰와 윤리는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단순히 "큰 회사"여서 안심할 수는 없다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이 "큰 회사니까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며 보험사를 선택한다. 하지만 이 사건은 그 단면적인 생각의 선택들이 모여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보험사의 역할은 단순히 비용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고객의 건강과 미래를 지킬 수 있는 든든한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유나이티드 헬스케어는 반복된 보험법 위반 사례와 고객 요구를 무시한 운영 방식으로 이런 기본적 역할을 외면해 왔다. 보험사가 고객을 위한 파트너가 아니라, 이윤을 최우선시하는 기업이라면 그 피해는 오롯이 우리의 몫으로 돌아온다.


■실질적 혜택을 기준으로 보험사를 선택하라


이번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사건은 단순한 경제적 결정을 넘어 우리의 생명과 가족의 안녕까지 좌우할 수 있는 보험사 선택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 30%라는 수치는 단순한 실패의 지표가 아니라,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실인 것이다.


이 사건은 단순한 범죄문제와 기업 문제를 넘어, 보험사가 고객의 건강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고발한 사례이다. 이제 시니어들은 더 이상 이름값이나 규모만 보고 보험사를 선택해서는 안 된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혜택과 신뢰를 제공하는 보험사를 선택하는 것이 우리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시니어들은 보험을 선택하기 전, 지급 거부율, 고객 만족도, 혜택의 투명성, 더 많은 혜택을 돌려주는 보험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제대로 된 보험사는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는 것을 넘어, 위기의 순간에 진정한 동반자로 함께해야 한다. 작은 차이처럼 보일 수 있는 데이터가, 생사의 경계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현명한 선택은 단순히 오늘의 안정뿐만 아니라, 여러분과 가족의 미래까지 지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다. 부디 신중히 선택하고, 건강한 미래를 설계하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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