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터뷰] ‘김시스터즈’의 김숙자씨 “1959년 라스베가스 진출해 성공했죠”

2025-01-29 (수) 12:00:00 라스베가스=노세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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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스베가스 한인 이민자 1호

▶ 원로가수 이난영 차녀 ‘음악가족’
▶ “손주들에 왕년 유명가수 자랑 보람”

[인터뷰] ‘김시스터즈’의 김숙자씨 “1959년 라스베가스 진출해 성공했죠”

‘김시스터스’의 김숙자씨가 본보 인터뷰에서 활동 당시를 회상하고 있다. [노세희 기자]

“아무도 한국을 알지 못하던 시절, 라스베가스 무대에서 한국인들의 예술적 재능을 맘껏 뽐냈지요.”

한국 걸그룹 0세대로 평가받고 있는 ‘김시스터즈’의 리더 김숙자(영어명 수 김·86세)씨는 라스베가스 한인 이민자 1호이기도 하다. 1930~1950년대를 풍미했던 원로 가수 이난영 여사와 천재 음악가 김해송씨 사이에 4남3녀 중 차녀로 태어난 김씨는 어머니의 권유로 1953년 15세의 어린 나이에 미 8군 부대에 데뷔했다.

“한국전쟁 당시 실종된 아버지는 훌륭한 음악가였는데 자녀를 20명 낳아 가족 밴드를 만드는 게 꿈이셨다고 합니다. 결국 1937년생 영자 언니를 시작으로 영조 오빠, 저, 여동생 애자, 남동생 영일, 상호, 태성 등 7남매가 연년생으로 줄줄이 태어나 한창 가수로 활동하던 어머니 배가 꺼질 시간이 없었다고 하네요.” (웃음)


김숙자씨를 비롯해 여동생 김애자(작고)씨, 사촌동생 이민자씨로 구성된 김시스터즈는 미 8군 무대에서의 실력을 인정받아 1959년 한국 걸그룹 최초로 라스베가스에 진출, 큰 성공을 거뒀다. 당시 미국 최고 TV쇼 ‘에드 설리번 쇼’의 단골 출연자였고, 라스베가스 공연 틈틈히 시카고, 뉴욕 등지에서 공연을 펼치며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1970년 김시스터즈의 남동생들로 구성된 김브라더스가 합류해 함께 공연을 펼쳤고, 1975년까지 활동했다. 김숙자씨는 1965년 뉴욕 공연 당시 관객으로 만난 멋진 이태리계 남편과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 슬하에 1남1녀와 5명의 손주를 뒀고, 오는 4월에는 증조할머니가 된다.

김씨는 “요즘은 유튜브에 김시스터즈 공연 영상이 많이 올라와 있는데 손주들에게 동영상을 보여 주면서 할머니가 왕년에 유명 가수였다고 자랑할 수 있으니 참 좋은 세상”이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라스베가스=노세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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