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리보는 트럼프 대통령 2기 취임식
▶ 혹한 피해 40년만에 의사당 ‘로툰다홀’로
▶ 600명만 참석… 퍼레이드도 실내경기장서
▶ 취임사에 어떤 내용?
▶ ‘집권 2기의 로드맵’
▶ ‘단결·빛’ 강조할 듯
“나는 기도와 기타 연설, 취임 연설을 의사당 로툰다홀(Rotunda Hall)에서 하라고 지시했다.”
20일 제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17일 트루스소셜 게시글 내용이다. 취임식이 열리는 20일 낮 12시(이하 현지시간) 기온이 화씨 21도(섭씨 영하 6도)로 예보된 만큼, 행사 장소를 원래의 연방의사당 앞 야외무대에서 ‘실내’로 바꾼다는 뜻이었다.
이로써 트럼프의 두 번째 취임식 풍경은 8년 전(집권 1기 취임식)과는 크게 달라지게 됐다. 혹한 탓에 40년 만의 ‘실내 대통령 취임식’이 되면서 규모 자체가 대폭 축소됐고, 취임식 후 야외 퍼레이드(의사당~백악관) 역시 실내 공연 행사로 대체된다. 특히 150년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볼 수 없었던 ‘타국 정상 참석’도 이례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대부분 트럼프와 코드가 맞는 극우 지도자들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로툰다홀에서의 미 대통령 취임식은 1985년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로널드 레이건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기온은 영하 14도까지 떨어졌다. 트럼프는 “북극 한파가 미국을 휩쓴다. 사람들이 다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며 취임식 장소 변경을 알렸다.
1824년 완공된 로툰다홀은 의사당 중앙에 솟은 높이 55m 돔 아래 지름 29m인 원형 공간이다. 전임 대통령 장례식 등 중요 국가 예식이 거행되는 곳이다. 문제는 수용 가능 인원이 600명 안팎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취임식 초청 티켓을 받은 22만여 명 가운데 ‘VVIP급 인사’만 실제 참석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 측은 인근 실내 경기장(캐피털원 아레나)을 개방해 취임식 생중계·퍼레이드 개최(공연으로 예상) 등을 한다고 밝혔으나, 이곳 역시 수용 인원은 2만 명 남짓이다.
트럼프는 20일 오전 세인트존스 성공회 교회 예배 후 낮 12시 로툰다홀에서 취임 선서를 한다.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환송한 뒤, ‘대통령의 방’에서 여러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다. 합동취임식준비위원회 오찬 참석 후엔 백악관 입성 전 ‘캐피털원 아레나’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해외 정상 참석이다. 1874년 이후 미 대통령 취임식을 다른 나라 지도자가 찾은 사례는 없다. 미국에 주재하는 각국 대사들이 모습을 비췄을 뿐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르헨티나의 우익 포퓰리스트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 ‘여자 무솔리니’로 불리는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 등이 직접 참석할 전망이다. 세계의 극우 지도자들과 트럼프 간 ‘끈끈한 유대’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취임선서 후 곧바로 취임 연설을 통해 집권 2기 국정운영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취임사에는 그의 대선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에 맞춰 트럼프 2.0 시대 4년을 가늠할 비전과 구체적인 정책 과제들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는 우선 불법 이민자에 대한 대대적인 추방과 국경 봉쇄를 단행하겠다고 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그동안 불법 이민자가 급증하면서 미국인 일자리를 빼앗고, 안전을 위협해왔다고 주장해왔다.
환경 보호를 위해 제한해왔던 미국 영토에 묻힌 석유·가스 등 에너지 자원에 대한 새로운 시추를 통해 에너지 가격을 절감하면서 인플레이션 고통을 덜겠다는 의지도 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난 2017년 취임 때처럼 지나치게 선동적이고 자극적인 취임사는 피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2017년보다 더 따뜻한 논조를 예고하는 트럼프 취임식’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팀은 ‘단결’(unity)과 ‘빛’(light)을 강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