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장발부 소식에 한때 서로 비방도…물리적 충돌은 없어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된 19일(한국시간)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민원인 쉼터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관련 보도를 보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이 결정된 19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서울구치소 앞을 지키던 지지자들은 고성을 토하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구속 촉구 집회에 참가한 이들은 구속영장 발부 소식에 환호했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 모여있던 지지자 100여명(경찰 비공식 추산)은 이날 오전 3시분께 속보뉴스를 통해 윤 대통령의 구속 결정 사실을 접한 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주변의 웅성거림에 "영장 기각이래"라고 묻던 지지자는 영장 발부 소식을 전해 듣고는 장탄식을 한 뒤 경찰이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손으로 잡고 흔들며 고함을 치기도 했다.
한 지지자는 "이제 나라가 무너지게 생겼다"며 "어떻게 지킨 나라인데 이게 말이 되느냐"고 흐느켰다.
또 다른 지지자는 "당직 판사가 뭘 안다고 구속 여부를 결정하느냐"며 "국가 중대사를 이리 대충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된 전날부터 하루 가까이 자리를 지키며 영장 기각을 촉구했다.
전날 오후 1시 26분과 오후 8시 1분께 윤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호송 차량에 탑승한 채 서울구치소를 나섰다가 복귀할 때는 "힘내세요"라고 함성을 지르며 차량이 시야 밖으로 사라질 때까지 대통령의 이름을 연호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구속이 결정되면서 다수의 지지자는 하나둘씩 구치소 앞을 떠났다. 오전 3시 30분 현재는 30여명의 지지자만이 남아 "윤석열 대통령 힘내세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와 달리 지지자들이 모인 곳으로부터 10여m 떨어진 지점에서 맞불집회를 벌이고 있던 구속 촉구 집회 참가자 30여명은 윤 대통령의 구속이 결정되자 환호를 질렀다.
이들은 구속 소식을 접한 뒤 "구속이 됐다", "역시 사법 정의는 살아있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댄스음악을 틀고 함께 춤을 추며 "구속 축하", "김건희 특검" 등의 구호를 외쳤다.
양측은 한때 마이크를 통해 서로 비방을 주고받기도 했고, 구속이 결정된 이후에도 서로를 향해 조롱 발언을 하며 감정 다툼을 하기도 했으나 직접적인 마찰이나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진 않았다.
경찰은 4개 중대, 약 250명을 현장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 15일 체포된 뒤 서울구치소에 머물던 윤 대통령은 구속 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쳐 수용될 방침이다. 체포 기간 포함 최대 20일간 구속 상태로 수사받는다.
전날 공수처는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에 대해 내란 우두머리,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현직 대통령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과 현직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것, 현직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 모두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