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까지 최대 풍속 113㎞/h 예보…美기상청 “특히 위험한 상황” 강조
▶ 산불 일주일째 여의도 면적의 34배 태워…사망 최소 24명·실종 23명
LA 산불 진압하는 소방관[로이터]
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동시 다발한 산불이 일주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다시 강풍 경보가 발령돼 진화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기상청(NWS)은 13일 LA 카운티와 벤투라 카운티에 화재 적색경보를 발령하고 "특별히 위험한 상황"(Particularly Dangerous Situation ; PDS)이라고 강조했다.
NWS는 월요일인 이날부터 바람이 점차 강해지고 있으며, 다음날인 14일(화요일) 오전 4시부터 15일(수요일) 정오까지 일부 지역에서 시속 89∼113㎞의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바람의 방향은 주로 북동풍·동풍이며, 이 지역의 습도가 10∼20%대로 낮아 화재 위험이 높다고 NWS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바람은 지난주 바람만큼 강하고 파괴적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바람이 동쪽으로 향하고 있어 벤투라 카운티의 대부분은 지난주 서부 연안의 바람보다 강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지역에서 악명 높은 '샌타애나' 돌풍이 주로 밤에 강해지는 경향을 고려하면 이날 밤부터 14일 오전, 14일 밤부터 15일 오전 사이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 중인 산불 지역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추가로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
LA 카운티 소방국장 앤서니 머론은 이날 오전 언론 브리핑에서 "수요일(15일)까지 화재에 심각한 기후 여건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에는 바람의 기세가 다소 주춤한 사이 화재 진압에 소폭 진전을 이뤘다고 소방 당국은 밝혔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LA 카운티 서부 해변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발생한 '팰리세이즈 산불'은 14%, 동부 내륙의 '이튼 산불'은 33%의 진압률을 기록해 전날(각각 11%, 27%)보다는 나아졌다.
북부 샌퍼넌도 밸리에서 발생한 '허스트 산불'(피해면적 3.2㎢)는 불길이 거의 잡혀 95%의 진압률을 보이고 있으며, 그보다 작은 규모였던 2건의 산불은 완전히 진화됐다.
하지만 여전히 9만2천여명이 대피령을 받고 집을 떠났으며, 8만9천여명이 대피준비 경고를 받은 상태다.
지난 7일 시작된 팰리세이즈 산불(96㎢)과 이튼 산불(57.1㎢)은 현재까지 도합 153.1㎢를 태웠다. 이는 여의도 면적(4.5㎢)의 34배가 넘고, 서울시 면적(605.2㎢) 대비 4분의 1이 넘는 규모다.
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팰리세이즈 산불 지역에서 8명, 이튼 산불 지역에서 16명으로 총 24명이다. 실종 신고는 현재까지 23건이 접수됐다.
이들 지역에서 화재로 소실된 건물은 1만2천여채로 추산된다.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이번 화재의 잔해물을 제거하는 데에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CNN 방송에 말했다.
산불 피해 지역에서는 약탈 등 범죄도 계속 기승을 부리고 있다.
LA 경찰국은 시내에서 대피구역 야간 통행금지 위반, 절도, 소방관 사칭, 기물 파손 등으로 14명을 붙잡았고, LA 카운티 보안관실은 불법 드론 비행 등 혐의로 34명을 체포했다.
또 LA 카운티 지방검사장 네이선 호크먼은 숙박업체와 의료용품 판매업체 등에서 가격을 터무니없이 올려 폭리를 취하거나, 일부 사기꾼들이 구호 활동을 내세워 기부금을 가로채는 사기 행각을 포착했다면서 이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