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의 헌신·평화 수호자”… 카터 타계에 지구촌 애도

2024-12-31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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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인류복지 증진 위한 ‘불굴의 리더십’ 재조명

▶ 장례식 1월9일 국장으로
▶ 워싱턴 DC 국립대성당서

“정의 헌신·평화 수호자”… 카터 타계에 지구촌 애도

30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카터센터 앞에 추모객들이 가져다 놓은 꽃다발과 메시지들이 놓여 있다. [로이터]

지난 29일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타계 소식에 세계 각국 지도자들의 애도가 잇따랐다. 각국 지도자들은 카터 전 대통령이 생전에 세계 평화와 인류의 복지를 증진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며 그의 업적을 기렸다. 카터 전 대통령의 장례식은 ‘국장(state funeral)’으로 새해 1월9일 워싱턴 DC의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엄수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카터 대통령은 취약계층과의 연대, 변함없는 품위, 그리고 공동선과 공통된 인간성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애도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카터 전 대통령의 업적을 다시 평가했다. 위원회는 “국제 분쟁의 평화적 해결책을 찾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증진하기 위한 수십 년에 걸친 지칠 줄 모르는 노력으로 찬사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도 카터 전 대통령과 비영리기구 ‘카터 센터’의 인도적 노력이 “수많은 생명을 구했고 방치돼 있던 많은 열대질환을 근절에 가까운 수준으로 줄이는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의 최대 업적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캠프 데이비드 협정’의 당사국인 이스라엘과 이집트는 각별한 애도를 전했다. 이츠하크 헤르초크 이스라엘 대통령은 “최근 몇년간 나는 그에게 전화해 위대한 두 지도자인 베긴(전 이스라엘 총리)과 사다트(전 이집트 대통령) 하나로 모으고, 수십년 후 중동과 북아프리카 전역에 안정의 닻이 된 이스라엘과 이집트 간의 평화를 구축한 그의 역사적인 노력에 감사를 표할 수 있는 기쁨을 누렸다”며 애도했다.

1978년 9월 안와르 사다트 당시 이집트 대통령과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는 카터 전 대통령의 주선으로 캠프 데이비드 협정을 맺고 적대 관계를 해소했다.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가족과 미국 대통령,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면서 “그의 유산은 인류에 봉사한 가장 저명한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그를 기억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집트와 이스라엘이 평화협정을 맺는데 그가 한 중요한 역할은 역사에 새겨질 것이며, 그의 인도주의적 활동은 사랑과 평화, 형제애의 고결하고 전형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들 외에도 각국 정상들은 자국민을 대변해 카터 전 대통령의 생전 활동을 기리며 조의를 전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 “강한 신앙과 가치관을 원동력 삼아 카터는 국내외에서 사회정의와 인권에 대한 놀라운 헌신으로 대통령직 이후의 시기를 새롭게 정의했다”고 평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전 생애 동안 지미 카터는 가장 취약한 이들의 권리를 변함없이 지켜온 옹호자였고, 평화를 위해 지치지 않고 싸웠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외교부 성명을 통해 “카터 전 대통령은 국제평화, 민주주의, 인권 등 인류 보편 가치 증진을 위해 일생을 헌신했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며 “특히 한반도 평화 증진에도 큰 관심을 갖고 적극 활동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와 국민은 카터 전 대통령의 정신과 업적을 높이 평가하며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30일 카터 전 대통령 국장을 주관하는 인사들을 인용해 8일간의 국장 일정이 이번 주말 시작돼 장례식은 새해 1월9일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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