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민층은 지출 줄이고 중·상류층은 전년비 6%↑
▶ 선물 줄이고 싼 것 대체
▶ 총 소비 규모는 증가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이 미국인들을 짓누르면서 올해 연말 소비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오늘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중산층이 예년보다 크리스마스 선물 구매비를 20% 줄이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전체적으로는 미국 경제가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장기간 고물가로 중산층이 위기에 빠지면서 1년 중 최대 샤핑시즌인 연말까지 허리띠를 조이고 있다.
전반적인 미국 경제 성장이 서민층과 중산층에까지 혜택이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워싱턴포스트(WP)가 갤럽 조사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연평균 가계소득이 4만~10만달러인 미국인들은 지난해보다 20% 감소한 839달러를 크리스마스 등 연말 선물을 구매하는 데 사용할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연 소득이 10만달러 이상인 미국인은 지난해보다 6% 증가한 1,578달러를 지출할 예정이다.
모니카 헤인즈 미네소타대 경제연구 책임자는 “모두가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주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미국의 소득 불평등이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며 “사람들은 절약하기 위해 선물 종류를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중산층이 선물 구매를 부담스러워하는 이유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계속된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WP는 “최근 물가 상승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지만, 지난 몇 년 간 계속 올랐기에 중산층은 여전히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금융매체 뱅크레이트의 조사 결과, 연말연시에 샤핑 계획이 있는 미국인 3명 중 1명이 “인플레이션으로 이번 연말 샤핑 방식을 바꿀 것”이라고 답했다. “연말연시 각종 비용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답변도 28%로 지난해보다 3% 늘었다.
벤 아이러스 내셔널와이드 수석 경제학자는 “가계들이 조심스럽게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다”며 “중산층은 싼 물건을 사거나, 살 수 있는 것들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간 물가 상승으로 중산층과 고소득층 간의 연말 지출 격차도 커지고 있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2020년까지 고소득층은 중산층보다 50% 더 지출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올해는 80% 더 지출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계층 간 소비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리디아 사드 갤럽 연구 책임자는 “모든 것은 인플레이션과 연결되어 있다”며 “2021년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저소득층과 중산층 지출이 감소했지만, 고소득층은 지출을 유지하면서 격차가 커졌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소매연맹(NRF)은 올 연말 소비자 지출 규모가 지난해보다 2.5%~3.5% 증가한 약 9,795억 달러~9,89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연말 증가 폭인 3.8%보다 낮지만, 팬데믹 이전 수준과 비슷한 수치다. NRF는 또 올해 연말 소비자가 선물 구입에 평균 641달러, 계절 제품에 평균 261달러 등 평균 902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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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