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업체 팔란티어와 자율드론 제조업체 안두릴 등 대표적인 IT 방산업체들이 다른 기술 기업들과 손잡고 미국 국방 예산을 따내기 위해 본격 협의 중이다.
미국 국방 예산은 8천500억달러(약 1천231조원)로, 지금까지는 대부분 록히드 마틴 등 전통 방산업체들에 돌아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팔란티어와 안두릴 등이 다른 IT 기업 10여곳과 컨소시엄을 구성, 미국 국방부의 방위사업 입찰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23일(한국시간 기준) 보도했다.
컨소시엄에는 일론 머스크의 우주 방산기업 스페이스X와 챗GPT 개발사 오픈AI, 자율선박 제조업체 새로닉(Saronic), AI 데이터 기업 스케일AI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컨소시엄 구성 협상은 현재 진행 중으로, 이르면 내년 초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들이 전했다.
협상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우리는 새로운 세대의 방위산업체가 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 방위사업 계약은 스텔스 전투기 F-35 제조업체 록히드 마틴과 대공미사일 방어체계 제조업체 레이시온, 항공기 제작사 보잉 등 전통적 방산업체들이 과점하는 체계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실리콘 밸리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들을 한데 모으고 이들의 제품을 활용해 미국 정부에 최첨단 국방 및 무기 역량을 더욱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이런 방산 기술 스타트업 주가도 많이 올랐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긴장 등으로 군사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첨단 AI 제품 개발 기업에 대한 정부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팔란티어의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300% 급등, 시가총액이 1천690억달러에 달해 록히드 마틴보다 커졌다.
안두릴도 2017년에 출범해 올해 14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스페이스X는 이번 달에 3천50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세계 최대 민간 스타트업이 됐으며 오픈AI는 2015년 설립 이후 1천570억달러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스페이스X나 팔란티어는 20년 전부터 정부 방위사업 계약을 따낸 바 있지만 다른 기업들은 이런 입찰 참여가 처음이다.
미국의 국방 분야 조달은 수십 년 전부터 소수 대기업이 장악하면서 느리고 반경쟁적이라는 비판을 오랫동안 받아왔다고 FT는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