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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절약 효자 단열재… 아무것이나 쓰면 안돼

2024-12-19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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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못 설치하면 습기 차고 단열 효과 떨어져

▶ ‘지역 기후·주택 구조’에 맞는 단열재 골라야

에너지 절약 효자 단열재… 아무것이나 쓰면 안돼

연속 단열법은 주택 외부에 단열재를 연속적으로 설치해, 건물의 외벽에 단열층을 끊김 없이 적용하는 공사 방식이다. [로이터]

주택 단열만 잘해도 에너지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추운 겨울철 외투와 같은 역할을 하는 단열재는 외부의 찬 공기가 실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준다. 더운 여름철에는 실내 냉방 된 공기가 외부 열기로 인해 더워지는 것을 막아주는 것도 바로 단열재다. 단열재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단열재 선택과 관리에 신경 쓰는 주택 소유주는 드물다. 단열재가 천장 또는 벽 안쪽에 설치돼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이다. 워싱턴 포스트가 주택과 에너지 비용 관리에 효자 역할을 하는 주택 단열재의 모든 것에 대해 알아봤다.

■냉난방비 20% 절약

겨울철 난방비 상승 없이 실내를 따뜻하게 유지하려면 주택 단열재를 잘 설치해야 한다. 연방 에너지국에 따르면 단열재 개선 작업만으로도 연간 냉난방비를 약 20%까지 절약할 수 있다. 에너지 비용 절약을 극대화하려면 적절한 단열재 제품을 고르고, 올바르게 설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에너지 연구 기관 ‘퍼시픽 노스웨스트 내셔널 래보래토리’(Pacific Northwest National Laboratory)의 크리스천 캘트라이더 연구원은 “잘못된 단열재를 잘못된 방식으로 설치하는 사례가 많다”라며 “지역 기후에 맞는 제품과 설치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단열재 설치의 첫 단계”라고 설명했다.

■지역 기후에 맞는 제품

단열재의 주된 기능은 주택 실내외 열기 흐름을 조절하는 것이다. 열기를 실내에 유지하거나 또는 외부로 배출해 실내 온도를 적절하게 유지하기 위한 것이 단열재를 설치하는 주된 목적이다. 단열재는 열기는 물론, 습기 흐름까지 제어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지역 기후에 따라 적절한 형태의 단열재 제품을 골라야 한다.

비가 자주 오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습기 흐름 제어 기능이 없는 단열재를 설치하면 다른 주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내벽과 외벽 사이에 설치된 일반 단열재가 습기 배출을 막아 겨울철 응결되면, 오히려 실내 온도를 차갑게 하고, 최악의 경우 곰팡이 발생과 건축 자재 부패 등의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중공벽 단열법

‘중공벽 단열법’(Cavity Insulation), ‘연속 단열법’(Continuous Insulation), ‘스프레이 폼 단열법’(Spray Foam Insulation) 등이 흔히 실시되는 단열재 공사법이다. 중공벽 단열법은 주택 건물의 벽 구조에 있는 빈 공간에 단열재를 설치하는 공사법이다. 내벽과 외벽 사이의 공기층에 단열재를 채워 넣는 방식의 중공벽 단열법을 통해 열 손실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분홍색 또는 노란색 솜처럼 생긴 유리 섬유 단열재가 중공벽 단열법에 자주 사용되며 단열 효과가 높은 미네랄 울로 제조된 단열재도 흔히 사용된다. 유리 섬유 단열재나 셀룰로스 단열재를 작은 틈에 주입하는 방식의 중공벽 단열법도 있다.


단열 업계에 따르면 중공벽 단열법에 자주 사용되는 유리 섬유 단열재는 단열 효과는 있지만 방풍 효과가 낮은 것이 단점이다. 울 스웨터가 가볍고 따뜻하지만 찬 바람이 부는 날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처럼 유리 섬유 단열재도 겨울철 강풍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스프레이 폼 단열법

이에 비해 스프레이 폼 단열 공사는 방풍 효과와 습기 흐름 조절 효과까지 갖춘 단열재로 유리 섬유 단열재를 사용하는 중공벽 단열법에 비해 단열 효과가 높은 편이다. 스프레이 폼 단열 공사는 거품 형태의 단열재를 단열이 필요한 곳에 뿌리면 부풀어 올라 틈을 채우는 방식의 공사다.

스프레이 폼 단열 공사에는 폴리우레탄 폼이 사용되는데, 분사된 폼이 빠르게 팽창해 빈틈을 채우고, 고른 단열층을 제공한다. 단열 효과가 높고 설치가 간단하지만 설치 비용이 다소 높고, 쉽게 떨어지는 등 내구성이 높지 않은 것이 단점이다. 해충 발생 및 서식 위험 등의 단점도 있다.

■연속 단열법

‘연속 단열법’(Continuous Insulation)은 주택 외부에 단열재를 연속적으로 설치해, 건물의 외벽에 단열층을 끊김 없이 적용하는 공사 방식이다. 연속 단열법을 시행하면 벽, 기둥, 창틀 등 외벽을 통과하는 구멍이나 틈을 최소화해 단열 효과가 끊어지지 않고 유지된다.

틈막이 단열 공사의 경우 단열재가 덮지 않는 목재를 통해 열기가 손실되는 ‘열교 현상’(Thermal Bridging)이 발생하지만 연속 단열법은 단열재와 ‘경질 단열 보드’(Rigid Foam Board)를 사용해 주택 외부를 감싸기 때문에 열기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연속 단열법에 사용되는 경질 단열 보드는 미네랄 울이나 목재 섬유 등으로 제조된다.

■단열재 선택 요령

지역 기후와 주택 구조에 맞는 단열재와 단열법을 선택해야 에너지 비용을 줄일 뿐만 아니라 습기로 인한 주택 구조물 문제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정전이 자주 발생해 냉난방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의 경우 올바른 단열법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 신규 주택 건설에 채택되는 연속 단열법은 기존 주택에도 적용할 수 있지만 공사 절차가 비교적 까다롭고 비용이 많이 든다.

관할 시 정부에서 승인하는 단열재와 단열법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그런 다음 인터넷(www.basc.pnnl.gov/building-assemblies)을 통해 어떤 단열 방식이 가장 적합한지 조사한다. 단열재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에서 다양한 종류의 단열재에 맞는 벽을 가상으로 구축하고, 각 방식이 열 흐름과 습도를 얼마나 잘 제어할 수 있는지, 곰팡이 위험 여부는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다. 단열재 재질에 따라 환경 및 건강 위험을 초래하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일부 스프레이 폼 단열재는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화학 물질 포함 발포제가 사용될 수 있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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