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스턴 처칠은 2차 대전으로 폐허가 된 영국 의회의사당을 복구할 당시 "사람은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은 사람을 만든다"고 역설한 바 있다. 본보는 2024년 송구영신 특집으로 하와이 한인사회가 보유한 소중한 문화 유산 건축물을 돌아보며 그 공간의 목소리를 통해 하와이 한인이민 200년의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편집자 주>
1975년. 초대 주지인 대원 스님이 총영사관 후정에서 신도 90여 명과 첫 법회를 열며 하와이에 한국 불교가 본격 전파되었다.
창건 당시 대원사로 세워진 무량사는 첫 법회 이후 국가 지원으로 해외에 한국 사찰을 세워야 한다는 관련법을 국회에서 통과시켜 당시 한국 10대 그룹이 각 2억~3억원씩을 출자해 1978년 호놀룰루 팔롤로 계곡(2420 Halelauu Pl.)에 1만1550여㎡의 부지를 매입했다.
주방에서 주점에서 힘겹게 일하면서도 기부를 마다하지 않은 하와이 불자들의 불심은 1982년 대웅전과 명부전을 갖춘 하와이 최초의 한국사찰을 탄생시키며 하와이 이민사 새 장을 열었다.
사찰 이름은 초대 주지스님의 법명을 따 ‘대원사’로 정했다.
1970년대 후반 1세들의 이민 증가와 더불어 대원사는 1986년 문화원 건축에 착공하며 세계 불교석학 초청 세계평화 학술회의를 주관하는 등 한국 불교 세계화의 중심지로 부각되며 한때 북한과의 불교 학술문화 교류도 활발했다.
그러나 1988년 건축법 관련 소송으로 문화원 공사가 중단되며 시련을 겪었다.
1996년 2대 주지 도현 스님이 취임하고 2000년 대원사에서 무량사로 개명하고 오늘에 이른다.
이웃 주민들과의 13년간 이어진 지루한 소송은 2002년 문화원 지붕(사진 위)을 1.2미터 깎아 내고 주민들과 합의를 이뤘다. 무량사 절 이름의 유래가 여기에 있다. 지붕(상량)이 없는 절, 무량사가 된 것이다.
2003년 문화원 재공사를 허가 받은 후 완공된 문화원에서는 차세대 한글교육을 비롯해 미스코리아 후보들이 한국의 다도를 비롯한 미풍양속을 배우고 김덕수 사물놀이, 장사익 초청 공연 등이 열리기도 했다.
무량사 사찰 창건의 발자취는 하와이 한인사회 새 이민 1세들의 지역사회 뿌리내림 역사와 함께 한다.
그래서인지 무량사는 새 이민 1세들의 노후대책 마련을 위한 복지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2004년 이민100주년기념사업 성공 개최 이후 이민 1세들을 위한 노인복지사업 일환으로 한인 요양병원 건립을 추진해 2018년 5개 룸을 갖춘 케어홈을 완공한 데 이어 2025년 새해에는 사찰 창간 50주년을 맞아 새 이민 1세들의 노후복지를 위한 또 다른 기념사업이 추진 중이다.
사찰 입구 부지에 총 공사비 200만달러를 투입, 2층 규모의 18개 유닛의 팔롤로 코리언 시니어 홈(회장 쥬디 김)건축이 한창이다.(사진 위)
10월에 완공 예정인 무량사 실버타운은 입주자들이 일정액을 디파짓 하고 월 1,500달러 상당의 렌트비를 지불하면 사찰이 제공하는 식사와 청소 등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