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까지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거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로 진출한 선수는 최향남, 단 한 명뿐이었다.
최향남은 롯데 자이언츠 소속이던 2009년 MLB 진출을 추진했고, ‘101달러’라는 상징적인 금액으로 입찰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한국프로야구 KBO리그를 거쳐 미국으로 건너간, 최초 사례였다.
류현진은 2012년 11월, 역대 MLB 포스팅 금액 4위에 해당하는 2천573만7천737달러33센트의 거액을 제시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협상을 시작해 마감 시간을 앞두고 계약서에 사인했다. KBO리그에서 MLB로 직행한 최초의 사건이었다.
또 다른 코리안 빅리거 탄생이 임박했다.
MLB 사무국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4일 정오에 김혜성의 포스팅을 공시했다. 김혜성은 MLB 30개 구단과 한 달 동안 협상할 수 있다. 공·수·주에 모두 능한 김혜성이 MLB 구단과 계약하면, 역대 9번째로 ‘포스팅을 통해 미국에 진출한 한국 선수’로 기록된다.
류현진 이전, MLB 포스팅 시스템은 한국 프로야구에 상처만 남겼다. 1998년 3월 국내 최초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 진출을 추진한 이상훈 당시 원소속구단 LG 트윈스에 2년 임대료 250만달러를 제시했던 보스턴 레드삭스가 정작 포스팅 후 60만달러로 액수를 낮추자 미국 진출의 꿈을 접었다. 이상훈은 일본 주니치 드래건스를 거친 뒤, 2000년 보스턴에 입단했다.
2002년 12월에는 삼성 라이온즈의 임창용과 두산 베어스 진필중이 동시에 포스팅을 신청했다. 임창용은 65만달러, 진필중은 2만5천달러를 제시받는 데 그쳤다.
류현진이 물꼬를 튼 뒤에 포스팅을 통한 미국 진출이 늘었다. MLB 첫 시즌을 기준으로 2013년 류현진이 다저스와 계약했고, 2015년 강정호는 피츠버그 파이리츠, 2016년 박병호는 미네소타 트윈스에 입단했다. 박병호까지는 최고 입찰액을 써낸 MLB 구단이 단독 협상권을 얻는 형태였다. 류현진은 2천573만7천737.33달러, 당시 환율로 280억원을 한화에 안겼다.
2020년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와 2년 보장액 800만달러에 계약했다. 원소속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는 이적료 160만달러를 받았다. 2021년 샌디에고 파드리스와 4년 2천800만달러의 보장 계약을 한 김하성은 키움에 이적료로 552만5천달러를 안겼다.
포스팅 규정 개정 후 가장 큰 규모로 계약한 코리안 빅리거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다.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6년 1억1천300만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MLB트레이드루머스닷컴은 김혜성의 계약 규모를 ‘3년 2천400만달러’로 예상했다. 만약 김혜성이 이 금액에 사인하면, 키움은 480만달러를 이적료로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