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시다발적 인선으로 무더기 의회 통과 압박…민주, 철저 검증 방침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맷 게이츠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에도 불구하고 도덕성과 자질, 정치 성향 등에서 논란이 있는 인사를 계속 지명하면서 이른바 '인해전술'(swarm strategy)을 구사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 평가했다.
이를 통해 동시다발적으로 논란 인사의 의회 인준을 밀어붙이면서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의회 인준 문턱을 넘기 어려운 후보자들의 상원 통과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NYT의 이런 분석은 트럼프 당선인이 낙마한 게이츠 전 후보자의 후임으로 충성파인 팸 본디 전 플로리다주 법무부 장관을 임명한 데 이어 추수감사절 연휴이자 주말인 지난달 30일 캐시 파텔 전 국방부 장관(대행) 비서실장을 연방수사국(FBI) 국장으로 지명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나왔다.
파텔 전 비서실장은 미국 최고 수사·정보기관인 FBI를 이끌 만한 경력이 부족한 데다 이번 대선 때 트럼프 당선인의 기소에 관여한 인사들을 보복해야 한다고 공언하는 등 정치적 중립성 문제도 강하게 제기돼 논란이 되는 인사다.
그가 트럼프 1기 정부 말에 FBI 부국장으로 발탁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당시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은 경험 부족의 이유를 들면서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안된다(over my dead body)"며 백악관에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고 ABC, CNN 방송 등이 보도했다. FBI는 법무부 산하 기관이다.
더글러스 찰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교수 겸 FBI 역사가는 NYT에 "본디는 수사 가이드라인을 바꿀 수 있고 파텔은 트럼프의 지시를 쉽게 수행할 수 있다"라면서 "무엇이 그들을 막을 수 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파텔 전 비서실장에 더해 주말 사이에 자기 사돈을 잇달아 주프랑스 미국 대사, 아랍·중동 문제 담당 선임 고문에 기용하겠다고 잇따라 밝혔다.
이를 두고 사실상 장남 트럼프 주니어 등이 비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족벌 정치'(nepotism)를 노골화하겠다고 선언했다는 평가가 미국 언론에서 나온다.
특히 찰스 쿠슈너 주프랑스 대사 후보자는 탈세 등의 혐의로 실형을 살았을 뿐만 아니라 수사받는 과정에서 매형이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다는 이유로 모텔방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뒤 매춘부를 매수해 성관계를 갖도록 한 일도 있는 논란의 인사다.
트럼프 당선인의 인사와 관련한 최근 논란은 ▲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내정자의 자질 부족 및 과거 성폭행 의혹 ▲ 린다 맥마흔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성 학대 방치 의혹 ▲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반(反)백신주의 및 보건 관련 음모론 ▲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후보자의 자질 부족 및 과거 독재자에 대한 호의적 언행 논란 등에 더한 것이다.
각종 논란에도 트럼프 당선인이 '마이 웨이'를 고수하는 것은 이른바 '보복'을 포함해 자신의 국정 의제를 시행할 수 있는 충성파로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트럼프 당선인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NYT는 평가했다.
이에 더해 논란 인사가 거듭해 인선되면서 평소 같으면 의회 인준을 통과하기 어려운 사람도 논란이 되는 다른 인사들과 함께 무더기로 의회를 통과될 수 있는 효과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NYT는 "의회의 인준 역사를 보면 여당은 한 명 아니면 제한된 숫자의 문제 후보자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반대할 수 있다"면서 "특히 대통령이 내부 반란자를 처벌하는 경우에는 그렇다"고 전했다.
한편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내년부터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로 임기를 시작하는 존 튠 상원의원에게 서한을 보내 각 내각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다짐하면서 공화당의 동참을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