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무역협회, 주요국 온실가스 정책 비교
▶ 연한 남은 설비 교체비용 과도
▶CCUS 신기술 등 지원 확대를
우리나라 제조업의 저탄소 전환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아 정부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경제단체의 제언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9일 발간한 주요국 온실가스 정책 비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산업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은 2억 3890만 톤(잠정치)으로 우리나라 전체 배출량의 38.3%를 차지했다.
산업 분야 온실가스의 절대적인 배출량은 중국(50억 3140만 톤)이나 미국(14억 5250만 톤)보다 낮았지만 전체 배출 온실가스 중 산업 부문의 배출량 비중은 중국(32.1%), 독일(23.0%), 미국(22.9%),일본(21.9%) 등 경쟁 국가들보다 높았다.
이는 우리나라 산업구조상 철강·시멘트·석유화학 등 이산화탄소 다배출 업종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이들 3개 업종의 배출량은 2022년 기준 전체 산업 분야 배출량의 7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업종은 다른 산업의 기초 소재와 부품을 공급하는 기반 산업이기 때문에 이들 업종의 저탄소 전환 성공 여부에 따라 자동차와 2차전지 등 주요 산업의 경쟁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무협은 분석했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비해 제조 및 설비 내구연한이 더 오래 남아 있다는 점이다. 이미 산업화가 오래전에 진행된 독일이나 미국·일본 등은 이미 투자비 회수가 이뤄져 노후 설비 교체만으로도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하지만 한국은 1990년대 이후 집중 설비투자가 진행돼 향후 20~30년간 설비 가동이 가능하다.
당장 설비를 교체할 경우 매몰비용이 클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결국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소환원제철 및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신기술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민간 금융기관이 탄소 다배출 기업에 적극적으로 자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저탄소 전환 지원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황준석 무협 연구원은 “주요국 사례를 참고해 우리의 저탄소 전환 정책도 단순한 탄소 배출 감축 차원을 넘어 제조업 경쟁력을 지키고 이를 활용한 신시장을 선점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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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