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만채 건설토지 확보 계획
▶ 주거지역 4분의 3 차지하는 단독주택 부지는 대상 제외
▶ 저소득층 50만채 부족 ‘심각’
LA 시의회가 주택 구역 재지정 범위에서 단독 주택지를 제외한 데 대해 UCLA 연구진은 시 당국이 당초 계획했던 주택 공급 목표에 크게 못 미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LA의 한 주택단지 건설 현장. [로이터]
만성적인 주택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LA가 추진 중인 주택 구역 조닝 재지정을 통한 주택공급이 당초 목표에 크게 미달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도시 내 주거 지역의 4분의 3을 차지했던 단독 주택부지가 혼잡증가와 과밀화 등의 우려에 부딪혀 재지정 계획에서 빠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0일 UCLA 연구진은 “조닝 재지정 계획은 LA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물량의 3분의 1에 불과하다”며 “개발 비용과 기타 조건 등을 감안할 때 구역 재지정은 새로운 주택 건설에 대한 현실적인 수용능력의 30%만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그러면서 LA 내 주택 임대료를 낮추기 위해서는 당국이 단독주택 재지정 제외조치를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성적인 주택부족에다 주택 가격의 고공행진으로 노숙자들의 천국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LA는 주법에 따라 내년 2월 중순까지 25만5,000채의 주택을 추가로 건설할 수 있는 토지를 찾아야 한다.
그동안 LA에서는 개발자와 단독주택 주민,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조닝 재지정의 범위에 대해 갑론을박이 있어 왔고 지난 19일 시의회에서 구역 재지정 계획의 범위가 확정됐다. 이날 LA 시의회는 상업 지역과 기존 주거 지역에 저렴한 주택을 집중적으로 공급하는 내용의 조닝 재지정 계획에 서명했다.
이번 계획이 통과됨에 따라 주택 개발자는 주차장과 기존 저밀도 다세대 주택 지역에서 주택을 지을 경우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대신 늘어난 유닛 중 일부를 저소득 임차인에게 할당해야 한다. 시 담당자들은 “이번 주택 개발계획은 전통적인 개발이 덜 이뤄졌던 지역을 포함해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며 “주택개발 패턴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UCLA 연구진은 도시 주거지역 주택의 72%를 차지하는 단독주택 지역이 이번 조닝 재지정에서 제외된 만큼 주택공급 증가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UCLA 주택 이니셔티브 프로젝트 매니저인 셰인 필립스는 “LA가 개발 인센티브를 확대해 일부 단독주택 지역을 포함하도록 하면 개발을 엄청나게 촉진할 수 있다”며 “도시 주거지역의 72%를 차지하는 단독 주택지를 개발할 경우 실제 건물 수용능력을 최대 3배까지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저소득층 지역의 임대료를 낮추고 이주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시 당국이 단독주택 재지정 제외조치를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LA 시 당국은 단독주택 지역을 포함해 조닝 재지정을 추진했지만 집값 하락에다 교통 혼잡, 주차 과밀 등의 문제를 우려한 주택 소유자들의 반발로 지난 10월 입장을 바꿨다. 당시 시민단체 등은 “LA가 도시 전역에 더 많은 주택을 추가하지 않으면 저렴한 주택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실망스럽다는 입장를 표명한 바 있다. 한 비영리단체의 정책 책임자인 마리아 파티노구티에레스는 “우리는 모든 곳과 모든 동네에 저렴한 주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LA의 주택 가격은 살인적인 수준이다. 가주부동산협회(CAR)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LA 메트로폴리탄 지역 주택중간 가격은 81만달러로 전국 평균의 두 배가 넘는다.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은 50만채가 부족한 것으로 분석된다. 투베드 아파트의 중간 임대료는 월 3,000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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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