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미 전국 3만784건
▶가주, 비율·건수 상위권
▶ 연준 인하에도 금리 상승
▶트럼프 금리향방 ‘안갯속’
모기지 금리가 치솟으며 지난달 주택 압류 건수가 전월 대비 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지난달 주택 압류건수가 전월 대비 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기준금리 0.5%포인트 ‘빅컷’에도 불구하고 모기지 페이먼트를 갚지 못해 채무 불이행에 빠진 집주인들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모기지 금리가 계속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으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주택 시장은 시계제로 상태에 접어드는 모습이다.
17일 부동산 데이터 분석기업 아톰(ATTOM)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내 주택 압류는 3만784건으로 9월 대비 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11%는 감소했다. 압류 절차는 채무 불이행, 경매, 은행 소유권 이전 등의 과정을 포함한다.
압류 비율이 가장 높은 주는 네바다가 2,741채당 1채로 1위를 기록했고, 이어 뉴저지(3,059채당 1채), 플로리다(3,086채당 1채), 캘리포니아(3,153채당 1채), 사우스캐롤라이나(3,272채당 1채) 순이었다.
대도시 중에서는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가 1,978채당 1채였고, 오하이오 클리브랜드(2,186채당 1채), 캘리포니아 프레즈노(2,247채당 1채), 인디애나 인디애나폴리스(2,293채당 1채), 네바다 라스베거스(2,314채당 1채)로 나타났다.
아톰의 최고경영자(CEO) 롭 바버는 “10월 압류 시작건수와 완료된 압류 건수 모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모기지 금리가 치솟으면서 주택 소유자들에게 압박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10월에 새롭게 시작된 압류 건수는 2만950건으로 전월 대비 6% 늘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10% 감소했다. 특히 캘리포니아가 2,915건으로 압류 신규 돌입 건수 1위를 기록했고, 이어 텍사스(2,282건), 플로리다(2,227건) 순으로 나타났다. 롭 바버는 “압류 신청 건수가 많은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플러리다 주를 중심으로 시장 상황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연준이 기준금리를 잇따라 인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기지 금리는 계속해서 치솟아 우려를 낳고 있다.
모기지 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30년 모기지 평균 금리는 지난 9월 26일 6.08%로 지난 1월 28일(6.60%) 이후 저점을 찍었지만, 다시 금리가 올라가 이번달 14일 기준 6.78%까지 치솟은 상태다. 가장 최근 통계인 지난 9월 주택 거래량도 384만건으로 전월 대비 1.0% 감소했고, 1년 전과 비교해서는 3.5% 줄었다. 이 같은 9월 매매 건수는 지난 2010년 10월 이후 1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계절적인 요인으로 압류 건수 증가세는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과 높은 모기지 금리가 지속되는 한 압류 시장은 계속 불안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관세 장벽과 규제 인하, 감세 등을 내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가속화하고 재정적자를 심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이 기준 금리 인하속도를 시장 예상보다 늦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통화정책이 안갯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롭 바버는 “금리인상과 새 정부 출범 등 최근 역학관계가 내년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주의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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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