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만성산 북서쪽 기슭 안영천변에 뿌리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모든 초목은 뿌리로 영양분을 빨아 먹고 자라며, 또 강한 바람에도 몸체를 지탱해주는 뿌리가 있다. 뿌리가 없는 식물이 있을까, 주위 환경에 따라서 튼튼한 뿌리도 있고 연약한 뿌리도 있다. 그러나 뿌리가 없는 식물은 살아 갈 수가 없다.
인간에게도 조상의 뿌리가 있고, 또 마음의 뿌리가 항상 주위를 살피며 튼튼한 뿌리를 만들면서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다.
뿌리공원에는 한국족보박물관, 성씨조형물, 국궁장 및 휴양시설이 있다. 성씨 조형물을 찾아가면 자기 가문의 시조의 내력에 대한 설명의 비석이 세워져 있다.
족보박물관에는 족보에 대한 역사와, 현존하는 족보로 제일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안동 권씨 성화보’와 그 이후에 내려오는 ‘문화 류씨 가정보’가 전시되어 있다. 족보는 한 가문의 계통과 혈통관계를 적어 기록한 책으로 20-30년 주기로 간행하고 있다.
한편에는 실물의 크기로 만든 광개토대왕 비석이 자리잡고 있다. 안내자의 설명에 의하면 그 비석의 내용이 광개토대왕의 가족에 대한 기록이라는 설명을 듣고 새삼 놀랐다.
족보박불관 벽에 써있는 ‘효는 아랫 사람이 윗사람에게 행하는 의무가 아니라, 윗 사람이 아랫 사람에게 베푸는 사랑이요 은혜며 도덕이다’라는 한 귀절의 시가 생각난다. 우리들은 처음보는 사람과 통 성명을 이야기 하면서 서로 같은 성씨 이면 본관을 묻고 조상이 같은 지를 확인 하면 몇대 손 입니다라고 말한다.
젊었을때다. 사무실에서 미국인 직원들과 맨하탄 어느 술집에서 년말 파티를 할 때이다. 와인잔을 들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농담삼아 와이프가 왕손이라고 이야기를 하니 모든 사람이 눈이 둥그래서 나를 쳐다 보며 깜짝 놀라며 진짜냐고 묻는다. 와이프가 옛날 가락국의 시조 김수로 왕의 자손이라고 설명을 하니 그런 기록이 있느냐고 묻는다.
책으로 된 족보가 내려오고 있어서 김해 김씨 족보를 보면 조상의 내력을 알 수가 있다고 하니 또다시 족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재차 놀란다.
요사이는 많은 이민자가 귀화하여 새로운 성씨가 등록 된다고 한다. 성씨 등록 조건중에 반드시 본관을 기입해야 한다고 한다.
성씨도 자기의 고유 성명에다 본관으로 자기나라 또는 출생지를 넣어 등록하기도 하고, 또는 한국인의 성씨에 자기 이름을 넣고 등록자의 나라 또는 출생지를 본관으로 등록을 하면 새로운 성씨가 등록되어 한 가문의 시조가 탄생 한다고 한다. 우리민족의 성씨 표기에서 ‘본관’ 즉 시조의 ‘관향’, 곧 고향을 뜻하는 ‘본’이라는 것이 중요한것 같다.
어릴적 시골에서 어른들이 못 된짓을 하는 사람을 보고 ‘근본이 없는 놈’이라고 호령을 치는 것을 들은 기억이 난다. 근본하면 초목의 뿌리를 말하지만, 사람의 본 바탕 곧 혈통이나 가문, 자라온 환경을 말하기도 한다. 뿌리가 튼튼해야 모진 폭풍에도 흔들리지 않듯이 우리 인생도 근본이 확실한 사람은 모든 역경을 딛고 잘 살아 갈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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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육/뉴저지 팰팍 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