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는 제조업이 무너지면서 사람들이 떠나가버려 도시는 버려진 집들과 건물들이 폐허가 되어버린 곳이었다. 그런데 시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2017년부터 자동차 부품공장을 유치하면서 경기가 살아났다. 그러나 인구유출로 인한 노동력 부족이 이번에는 심각하게 나타났다. 그래서 아이티 이민자 1만5,000여명을 받으면서 도시의 경제는 호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런데 급격한 인구증가로 집값이 치솟고, 학교와 병원이 부족하게 되면서 기존 주민들의 불만이 생겨났고 아이티 이민자가 몰던 차가 스쿨버스와 충돌해 11세 소년이 사망하게 되자 아이티 이민자가 어린 아이를 죽였다는 유언비어가 돌기 시작했다.
이를 시작으로 SNS인플루언서가 스프링 필드의 공원 오리를 이민자들이 잡아먹고 있다고 올렸고, 이 발언이 증폭되어 이민자들이 고양이를 잡아먹는 영상이 올라오고 이것을 트럼프 후보 아들과 일론 머스크가 다시 공유를 했다. 그러자 JD 벤스 부통령 후보가 이민자들이 반려동물을 잡아 먹고 있는데 해리스는 무얼하고 있냐며 유언비어를 전국의 이슈로 만들었다.
결국 시 당국은 공원의 오리는 잡아먹히지 않았고, 고양이를 잡어먹는 영상의 장소는 스프링 필드가 아니고 아이티 이민자도 아니라는 조사를 발표했다.
그리고 교통사고로 죽은 11세 아이의 아버지는 “내 아들은 이민자에게 살해당한 것이 아니라 교통사고 였다. 차라리 아들이 60세 백인 남성의 차에 치여 죽었더라면 이런 혐오는 없었을 것이다.” 라며 더이상 아들의 죽음을 이민자 혐오에 이용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9월 10일, 대통령 후보자 토론회에서 트럼프 후보는 오하이오 스프링필드의 아이티 이민자들이 개를 잡아먹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아이티 이민자의 자녀들이 많이 다니는 스프링 필드의 초 중고 학교에는 12건 이상의 폭탄 테러 협박이 일어났고, 모처럼 경제가 살아나던 조그마한 도시 스프링필드의 아이들은 근거 없는 유언비어 때문에 학교에 가는 것을 두려워 하고 있고 또 많은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10월 27일 트럼프 후보는 맨해턴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대규모 군중동원 유세를 하였다. 이 유세를 위한 개막 공연에서 그야말로 F욕이 폭탄처럼 터졌고, 참가자들은 소수민족을 모욕하는 것에 환호의 박수를 쳤다고 폴리티코는 기사화 했다.
1924년 일본의 관동 대지진이 발생하자 늘 조선인들을 차별하고 모욕했던 일본인들은 정부가 퍼뜨린 유언비어를 믿고 조선인에 대한 대학살을 자행하였다. 흑사병이 돌던 중세 유럽에서도 나라 없이 떠돌던 천덕꾸러기라고 차별하고 모욕했던 유대인들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고 유언비어를 퍼뜨려 유대인 대학살을 자행하였다. 21세기 민주주의 종주국이자 인권을 국가 최고의 가치로 자랑하고 있는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소수계에 대한 모욕적 유언비어, 그리고 이 유언비어를 절대적으로 믿고 실행에 옮기는 사람들, 그리고 유언비어를 믿고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고자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 상황이 현실이 된다면 지옥으로 사라졌다고 믿었던 인종청소와 전쟁같은 비극의 유령을 다시금 이세상으로 불러오는 결과를 맞이 할 수 있다는 것에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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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