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주 세입자 렌트 부담 상승…‘전국 최고 수준’

2024-10-22 (화)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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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렌트비 전국 최고 수준
▶평균 2,850달러 부담

▶ 전국 대비 37%나 높아
▶집 사고싶어도 힘들어

가주 세입자 렌트 부담 상승…‘전국 최고 수준’

가주에서 렌트를 하는 세입자들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렌트비 부담에 힘들어하고 있다. LA 한인타운의 한 아파트의 모습 전경. [박상혁 기자]

전국 최고 수준의 렌트비로 인해 캘리포니아주 세입자들은 수입 대비 렌트 비중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주의 경우 주택 가격도 전국 최고 수준이어서 세입자들은 주택 구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주 주택 세입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등한 모기지 페이먼트에다 보험료, 재산세 등에 부담을 느끼며 주택 매입을 엄두조차 못내면서 전국에서 가장 비싼 렌트비를 지불하고 있다. 부동산 매체 질로우에 따르면 가주의 평균 렌트비는 2,850달러에 달한다. 이는 전국 평균 렌트비보다 37%가 더 비싼 것이다.

이에 따라 가주 세입자들은 주택 소유자들보다 자신의 재정상황을 훨씬 더 암울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년간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고소득층이 아니면 주택 매입을 하기 어려운 환경이 구축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1일 가주 공공정책연구소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세입자의 44%가 “재정 상황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다”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택 소유자의 22%만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자신의 재정상황에 대해서 “매우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도 주택 소유자가 더 많았다. 주택 소유자의 26%는 “매우 만족한다”고 답한 반면 세입자의 8%만이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경제 전망도 거주 유형에 따라 엇갈렸다. 가주 주택 세입자의 63%는 “앞으로 미국 경제가 어려운 시기를 겪을 것”이라고 예측했고, 같은 답을 한 주택 소유주는 59%였다. 35%의 세입자는 “앞으로 미국 경제가 호황을 맞이할 것”이라고 전망한 반면 주택 소유주는 이보다 2%포인트 많은 37%의 소유주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주택 관련 비용이 전국에서 가장 비싼 가주에서 주택 소유와 렌트 등 거주 유형에 따라 만족도가 극명하게 갈리는 이유는 주택의 유무에 따라 소득 격차가 크게 벌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택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고소득층이 아니면 집을 사기 어려워졌고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세입자들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가주부동산협회(CAR)에 따르면 9월 가주 주택 중간 가격은 86만8,150달러에 달하며, 이는 전국 주택 중간가격보다 2.5배 더 높은 수준이다. 1960년대 후반에 가주 주택 가격은 평균 가구 소득의 4배 이상이었지만, 현재는 11배 이상에 달한다.

연소득이 15만달러 이상이 아니면 가주에서 중간 가격 주택을 보유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자산전문 회사 스마트에셋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중간 가격(86만8,150달러)인 가주 주택을 20만달러의 다운페이먼트를 내고 구입했을 경우 모기지 페이먼트(4,006달러), 세금·공과금(521달러), 주택 보험료(104달러) 등 집주인이 매월 부담해야 하는 주택 관련 비용은 4,631달러에 달한다. 이는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를 6%로 가정했을 때 얘기다.

스마트에셋은 “이 정도 가격의 주택을 사기 위해서는 최소 5만달러 정도의 저축을 갖고 있으며, 연소득이 15만4,366달러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매월 투입되는 절대 비용만 놓고 비교하면 주택 렌트에 머무는 것이 더욱 저렴하지만, 주택 매입 후 자산가치가 올라갈 경우 심리적 안정감이 생길 수 있다고 조언한다.

재테크 전문업체 너드월렛은 “주택 임차인이 주택 구매자의 투자 수익률을 맞추려면 렌트비를 제외하고 별도의 투자를 해야 한다”며 “주택 구입 초기에 막대한 돈이 드는 것을 고려하면 렌트가 더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주택 자산가치가 올라가면 주택 매도시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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